프로농구 99∼2000시즌. 팀마다 파워포워드의 활약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물론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센터.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센터도 파워포워드의 도움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파워포워드가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따내는 등 궂은 일을 도와주지 못하면 경기의 흐름을 주도할 수 없기 때문.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신화를 창조했던 시카고 불스엔 괴팍하지만 자신의 일이 무엇인지 아는 파워포워드 데니스 로드맨이 있었다.
그럼 한국 프로농구엔 누가 있을까? 최고의 파워포워드는 2년 연속 용병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현대걸리버스의 조니 맥도웰.
‘탱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골밑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에 힘입어 현대가 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게다가 SK나이츠에서 받은 로렌조 홀이라는 ‘괴물센터’가 있어 현대의 골밑은 사상 최강이다.
기아엔터프라이즈도 비록 개막전에서 현대에 무릎을 꿇었지만 리바운드와 득점에서 팀 최다를 이룬 존 와센버그의 위력을 자랑하며 순탄한 승리행진을 장담하고 있다.
홈개막전에서 용병들이 모두 빠진 LG세이커스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SBS스타즈. ‘증명된 파워포워드’ 클리프 리드의 부진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10일 청주에서 올시즌 첫 경기를 가진 SK와 삼보엑써스.
SK의 파워포워드 ‘0.1t 하마’ 현주엽은 팀 최다인 28득점에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6개씩 올리며 펄펄 날았다.
반면 삼보의 제런 콥은 20득점과 리바운드 5개로 기록상으로는 뒤지지 않았지만 실책을 무려 6개나 저지르며 무너졌다.
동양오리온스가 지난해 32연패라는 치욕을 씻고 올시즌 상위권 진입을 공언하는 이유도 전희철이라는 국내 최고의 파워포워드가 합류했기 때문.
파워포워드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바뀌는 만큼 파워포워드를 주시하면 프로농구가 한결 더 재미있어진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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