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주에서 상원의원 출마를 준비중인 힐러리 여사는 유태계 유권자를 의식해 이번 방문을 계획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넘나들며 양다리 외교를 펼쳤으나 예기치 못한 일로 곤혹을 치렀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전했다.
11일 힐러리는 팔레스타인 라말라에 도착했다. 환영식을 베푼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야세르 아라파트수반의 부인 수하 여사는 지난해 팔레스타인 독립을 옹호했던 힐러리의 방문에 고무돼 “독립을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수하 여사는 이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이용하는 물의 80%를 화학물질로 오염시켰으며 시위진압 때 독가스를 사용해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암에 걸렸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힐러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비난 발언이 이어지자 곤혹스러워했으며 행사가 끝나자마자 이와 관련해 기자들의 골치아픈 질문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서둘러 식장을 떠났다.
팔레스타인의 독가스 살포 주장에 대해 이스라엘 총리실은 사실무근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나치에 의해 독가스실에서 수많은 동족을 잃은 이스라엘인들은 “수하가 무책임한 말을 했다”며 발끈했다.
힐러리는 이스라엘 방문시 팔레스타인 독립문제 등 민감한 이슈는 언급하지 않은 채 “지금은 평화협상을 타결할 절호의 기회”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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