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성 페테르부르크라는 이름을 붙인 이는 도시의 건설자인 표트르 대제였다. 18세기초 러시아를 근대화하려는 의도로 이 도시를 세운 그는 성 베드로의 이름을 땄다.그러나 이 이름은 1차 대전 중 적성국인 독일식이라는 이유로 페트로그라드로 개칭됐다. 다시 혁명이 끝나고 레닌이 죽은 뒤인 24년 이 도시는 레닌그라드(레닌의 동네)로 바뀐다.
고골리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격찬한 시 중심의 네프스키대로도 ‘10월25일의 거리’로 명명됐다.
혁명의 중심지였던 페테르부르크지만 혁명 직후 반혁명군의 공세가 강화되자 소련 정부는 모스크바로 수도를 옮겼다.
그러나 2차대전 중 이 도시는 다시한번 소련 국민들에게 ‘영웅도시’의 칭호를 받게 된다. 41년 9월부터 44년 1월까지 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은 872일간 독일군에게 포위돼 63만명 이상의 아사자를 내면서도 끝내 도시를 사수해냈다.
사회주의가 붕괴되자 페테르부르크는 원래의 이름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지금도 시내 몇몇 건물과 시 주변 역에는 레닌그라드라는 옛 이름이 남아 있다. 비용 때문에 미처 고치지 못한 탓이지만 ‘파란많은 역사’의 증언이기도 하다.
〈페테르부르크〓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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