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PC 문제점 진단]한달 판매 6만여대 저조

  • 입력 1999년 11월 17일 19시 17분


인터넷PC가 나온지 한달. 정보통신부가 값싸고 질좋은 컴퓨터를 보급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인터넷PC는 현재까지 12개 업체에서 6만1000여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는 적은 판매대수다.

◆6만여대 팔려 저조

인터넷PC가 출시되면서 시장 잠식을 우려한 삼성전자, LG IBM, 삼보컴퓨터 등 대기업들이 비슷한 사양의 저가 컴퓨터를 내놓아 PC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바람직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PC를 접한 소비자들은 만족 보다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주로 보이고 있다. 판매 업체들도 박리다매(薄利多賣)를 기대했지만 판매량이 생각보다 저조해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판매 한달을 맞은 인터넷PC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카드구입 수수료 전가

▽신용카드 구입이 어렵다〓인터넷PC를 우체국 적금이 아닌 현금으로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 대부분 업체들은 신용카드로 판매할 경우 카드회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마진의 대부분을 내야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받지 않고 있다. 일부 업체는 신용카드로 구입할 경우 카드수수료와 할부수수료를 고객이 부담하도록 전가하는 경우도 있다.

또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중소업체들이 인터넷PC를 판매하다보니 배달상의 문제도 자주 발생한다. 정통부는 구입을 신청한 뒤 5일 이내에 방문, 설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일부 업체는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본체만 택배로 보내고 설치는 일주일 이상이 지나야 해주는 ‘편법’을 쓰고 있다.

특히 산간지방 섬 등은 업체 대부분이 운송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배달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이밖에 운영체제(OS)로 리눅스를 선택할 경우 컴퓨터 가격은 10만원 정도 싸지만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를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문제점.

◆우체국 적금가입 복잡

▽우체국적금 가입이 복잡하다〓목돈이 없더라도 우체국 적금에 가입해 인터넷PC를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통부의 취지.

그러나 우체국 적금은 대출 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적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보증보험 서류를 작성해야하고 이때 회사원은 재직증명서, 자영업자는 재산세 과세증명등의 서류가 필요하다.

재산세 과세증명등의 서류를 구비할 수 없는 사람의 경우 보증인을 세우면 되지만 이같은 복잡한 절차 때문에 ‘차라리 현금으로 사거나 안산다’는 사람이 많다.

또 17인치 이상의 모니터를 원하거나 스캐너 프린터 디지털카메라 등 본체와 모니터를 뺀 나머지 컴퓨터 주변기기는 우체국 적금으로 구입할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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