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사는 더 이상 TV 등 하드웨어 생산으로 기업을 유지하기 보다는 게임콘텐츠 개발과 판매를 중심으로 회사를 재구조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98년말 통계로 전자기기의 판매실적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비디오게임기 시장이 더욱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소니사는 할리우드의 영화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일본내 애니메이션 산업 투자비율을 확대하고 있고, 결국 그렇게 확보된 콘텐츠의 시나리오 라이브러리는 게임과 캐릭터비즈니스의 부가수익으로 연계되고 있다. 미디어 콘텐츠산업은 더 이상 단편적이고 일방향적인 기획만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 기획 제작 유통이 수직체계화를 갖추어도 단일 배급창구만으로는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는 미디어융합과 장르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존 패러다임과 아이디어만으로는 2차 복제상품시장과 B급시장에서 일정 부분만을 간신히 유지할 뿐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패러다임의 선도는 상상할 수 없게 돼 있다.
새로운 세기는 문화산업의 시장패러다임을 새롭게 재구조화할 것이다. 특히 애니메이션산업은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영화배우는 초상권만을 계약하고, 영화배우의 외형적 특징을 그대로 디자인한 사이버캐릭터가 컴퓨터애니메이션과 특수효과(SFX)로 화려하게 구성된 영화에 주연을 맡게 될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보는 상품에서 참여하는 상품으로 전환돼 게임애니메이션의 대중화가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커뮤니티의 새로운 시장을 일상화시킬 것이다.
유럽에서 추진되는 사이버도시는 실제 도시의 모양을 그대로 인터넷상에 재현함으로써 실제사회의 모든 행위를 인터넷상에 동일하게 진행되도록 계획하고 있다. 인터넷도시의 시청을 클릭하면 각 부서 사무실그림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부서를 클릭하면 사이버캐릭터가 직접 나와 행정업무를 처리해준다. 대학도 사이버강의가 일반화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디지털패러다임의 콘텐츠는 대부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것이다. 그러한 콘텐츠의 선두에는 수많은 선택중에서 인터넷 비즈니스의 우위가 점유되도록 스타캐릭터를 배치시키게 될 것이다.
결국 캐릭터는 차별적인 디자인개념을 넘어서 상품을 구매하고 선택하는 신뢰도의 기준코드로 작동된다. 그러므로 캐릭터가 수용자에게 감성적인 신뢰도를 형성해 낼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전략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애니메이션은 그러한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미래사회의 안정된 미디어콘텐츠 전략을 위해서도 한국 애니메이션이 TV 시간대에 자주 편성돼야 한다. 우리의 캐릭터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증가될수록 캐릭터의 인지도는 신뢰도로 연계되고 그러한 신뢰도는 실제사회와 사이버커뮤니티의 모든 시장에서 새로운 캐릭터 오피니언 리더를 탄생시키게 될 것이다. 애니메이션산업이 변화되는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주된 표현 도구라면 캐릭터비즈니스는 미래의 가상자본이며 투자가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한창완<세종대교수·영상만화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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