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간암 획기적 치료법 개발…한광협-성진실부부교수팀

  • 입력 1999년 11월 19일 19시 40분


간 혈관에 암이 번져 길어도 6개월 이상 살기 힘든 말기 간암 환자를 치료하는 효과적 방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의대 한광협(韓光協·내과)교수팀은 98년 6월부터 최근까지 말기 간암환자 11명에게 ‘케모포트를 이용한 항암제―방사선 동시치료’를 시행한 결과 60%의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19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대한소화기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한교수팀의 치료 대상자는 위 장 지라 이자 등의 혈액이 모아져 간으로 들어가는 정맥인 간문맥(肝門脈)에 암이 번진 4기 암환자들.

한교수는 “이들은 간절제술을 하기 위해 간을 건드리면 암이 확 번지는 등 기존의 방법으로는 치료할 수 없어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상태였다”며 “효과측정이 불가능한 1명을 제외한 10명의 환자 중 1명은 간암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관해’상태가 되는 등 환자 6명의 간암 부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2명은 치료 중 담도질환 출혈 등으로 생명을 잃었다.

치료팀은 환자들의 간에 케모포트라는 미세관을 박아 넣은 다음 항암제 ‘5―FU’를 넣은 뒤 방사선을 쐬고 나서 한달에 한번씩 미세관을 통해 아드레아마이신 등 항암제를 투여했다.

한교수는 “방사선을 그대로 쬐면 간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주변 장기가 망가져 합병증으로 숨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특별한 항암치료 뒤 방사선치료를 하면 보다 약한 방사선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간암연구회에서 활동중인 한교수는 같은 연구회 소속인 부인 방사선종양학과 성진실(成眞實)교수, 진단방사선과 이도연(李度淵)교수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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