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삼양동 정육점'/"선정성에 승부수 걸었다"

  • 입력 1999년 11월 25일 18시 51분


모든 영화가 반드시 고품격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비디오 대여점 한 구석에 꽂힌 야릇한 제목의 성인용 에로 비디오들처럼, 싸구려 영화도 탐탁치는 않지만 나름대로 존재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삼양동 정육점’은 공공연하게 싸구려 영화임을 내세운 작품이다.

‘노랑머리’를 만든 Y2시네마가 3억원을 들여 제작했다. 제작사 스스로 “완성도로 보면 실망스런 영화이지만 저예산 영화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한다.

이 영화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핏빛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려는 듯 살인사건 현장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한 여자 신혜(나경미 분)와 그를 사랑해 죄를 대신 뒤집어 쓴 정육점 주인 상현(박경환 분), 역시 신혜에게 빠져 정육점을 가로채는 형사 동천(최철호 분). 이들의 파멸로 치닫는 사랑을 그렸다.

느닷없이 손가락을 자르는 등 등장인물들의 뜬금없는 행동과 심오한 척 하는 대사, 엉성하게 배치된 사건들이 어처구니 없게 느껴진다. 결국 이 영화는 선정성에 승부수를 걸 수 밖에 없다.

‘노랑머리’처럼 그 빈도가 많진 않지만 야한 성 묘사가 잦은 편.

극장보다 비디오 가게에서 더 각광받을 영화다. 감독은 신상옥 감독의 아들인 신정균. 27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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