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SK 재키 존스, 현대 '배신'에 분발

  • 입력 1999년 11월 25일 19시 01분


국내 프로농구에서 활약하는 20명의 외국인선수 중에서 경기매너가 좋아 ‘신사’로 통하는 재키 존스(32·SK나이츠).

지난 시즌 현대가 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존스의 활약이 두드러졌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그는 올시즌 SK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그는 자신이 트레이드된 사실을 알고 현대에 ‘배신감’을 표시했다는 후문.

그도 그럴것이 2m1의 장신으로 센터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은 물론 마치 야구선수가 공을 던지듯 하는 아웃렛패스로 현대의 속공을 이끌었기 때문.

존스는 SK에 오자마자 “현대가 나를 트레이드한 것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존스는 한국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98년에도 “현대는 나를 뽑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전임자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라이아웃에서 2순위 ‘괴물센터’ 로렌조 홀을 현대에 내주고 존스를 받은 SK 최인선감독도 비슷한 말을 한다.

“홀 대신 존스를 택한 것을 두고 사람들이 말이 많지만 누가 선택을 잘했는지 성적으로 보여주겠다.”

감독의 신뢰를 반영하듯 존스는 시즌 초반 펄펄 날고 있다.

24일까지 6경기에서 평균득점 17.6, 리바운드 10.2개, 블록슛 2.17개로 각 종목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특히 가드들의 전유물인 가로채기에서도 경기당 평균 3개로 1위.

23일 SK가 87―86으로 삼성썬더스를 이겼을 때 존스의 진가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경기종료 2.1초 전 삼성 이창수가 슛을 날리자 존스가 껑충 뛰며 그대로 블록슛을 내리친 것.

존스는 이날 15득점에 그쳤지만 블록슛을 무려 6개를 기록하며 상대의 기세를 눌러버렸다.

존스는 현대시절 유일한 센터로 자신의 주특기 중 하나인 외곽슛을 쏠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SK에 와서는 부동의 센터 서장훈이 있기에 그의 활약범위가 오히려 더 넓어졌다.

농구선수로는 ‘할아버지’인 서른둘의 나이. 존스는 오기와 자신감으로 20대 못지않게 코트에서 펄펄 날고 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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