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엔화강세 여파로 일본은 경기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안절부절하고 있다.
반면 반도체 자동차 컴퓨터주변기기 등 일본업체들에 비해 수출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 엔화강세 기조가 싫지 않은 표정.
실제로 29일 일본증시는 일본은행(BOJ)의 시장개입에도 불구, 엔화가치 급상승에 따른 우려가 확산되면서 장중내내 약세를 면치못했다.
일본 산업계는 자동차 전기 등 수출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대(對)아시아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증시는 개장초 ‘엔화가치 급등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반짝’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엔화강세요인과 전망〓일본의 강력한 내수진작책과 기업실적 개선이 맞물리면서 그동안 침체를 면치못하던 일본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갔으며, 이같은 인식이 외환시장에서 ‘엔화 사자’분위기를 형성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달러강세 지속도 호재
특히 이번 엔화강세는 달러약세를 수반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 아시아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정호연구위원은 “달러약세현상이 나타날 경우 미국금융시장에 유입됐던 투자자금 이탈→아시아권에 투자한 미국계펀드의 환매속출→주식매도의 악순환이 우려되지만 현재 달러화는 엔화강세에도 불구, 유로화에 대해선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화강세 수혜종목〓증권전문가들은 △일본수출비중이 높은 기업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기업 △엔화순자산이 많은 기업들을 엔화강세 수혜종목으로 꼽았다.
작년말 현재 한국 총수출액의 39%가 일본 수출상품과 경쟁관계에 있고 일본은 총수출액의 37%가 한국 수출상품과 경쟁관계에 있을 만큼 양국의 수출경합도는 매우 높은 상황.
품목별로는 우리나라 총수출의 12.5%를 차지하는 반도체를 비롯, 자동차(6.8%), 선박(4.7%), 컴퓨터주변기기(3.9%), 유기화학(2.6%), 브라운관(1.9%) 등이 이번 엔화강세로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지수 주도주 골라볼만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수급이 등락을 결정하는 현재의 장세에선 엔화강세를 종목별로 접근하기 보다는 전체 장세의 유동성 개선에 도움을 주는 호재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엔화강세와 미국증시 강세’가 유지될 경우 이는 국내증시에 외국계 투자자금 유입을 촉발, 지수주도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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