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분석가들은 얼마전까지도 PER(주가수익률)가 낮은 기업들이 저평가돼있는 것으로 분석, 저(低)PER주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조언해왔다.
그러나 최근엔 저PER주의 주가는 떨어지는 반면 고(高)PER주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타는, 이른바 통설이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연일 상승세 이변 속출
이에 따라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있는 저PER주보다 PER가 높더라도 ‘미래 성장성’이 뛰어난 종목을 선택하는게 유리하다고 조언하는 애널리스트들도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PER란〓PER는 특정종목의 주가가 주당 순이익보다 몇배나 비싼 값으로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특정종목의 현 주가를 주당이익으로 나눠 구한다. PER가 높다는 것은 주당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것이고, 낮다는 것은 주당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의미다.
통상 동종업종의 PER보다 PER가 낮은 저평가 종목을 고르면 시세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PER주 투자수익률이 높다〓상장기업과 코스닥등록기업의 최근 한달간(10월26∼11월26일) 주가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고PER주들이 저PER주들에 비해 훨씬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거래소시장의 경우 PER가 2607배에 달하는 다우기술은 최근 한달간 주가가 78.8% 상승했으며 △국보(PER 763배) 86.6% △데이콤(401.6배) 105.8% △한솔CSN(365.9배) 229.2% △성미전자(358.3배) 31.1% 등도 주가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올해 예상이익으로 추정한 PER가 1.1배에 불과한 조흥화학은 주가가 7.6% 하락한 것을 비롯, △화성산업(PER 1.6배) ―13.5% △코오롱건설(1.8배) ―18.7% 등 저PER의 주가하락률이 컸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고PER주의 주가상승률이 높았다.
◆성장잠재력 우선 고려
파워텍(PER 2016.6배)은 주가가 70.4%, 메디다스(1546.1배)는 141.4% 상승한데 이어 △하림(1010배)은 16.3% △비티씨정보(966.6배) 46.1% △새롬기술(704.5배) 315.7%로 주가상승률이 높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나〓증권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실적보다는미래성장성이 높은 첨단주에더 높은점수를 주고, 실제로 매수세가이런 종목에 몰리고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전통적인 저PER주의 경우 시장기반이 어느정도 안정돼있어 부실의 위험이 크지 않지만 이미 성숙단계로 진입한 산업이 대부분이어서 성장성측면에선 큰 기대를 걸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나스닥시장이 성장성 하나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 국내 거래소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새로운 주식평가개념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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