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선맥을 이어온 전 은해사 조실 일타(日陀)선사가 이같은 열반송을 남기고 11월29일 미국 하와이에서 입적했다. 승랍 57세, 세수 70세.
일타선사는 29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42년 통도사로 출가했다. 선사의 친외척과 집안의 머슴 등 40여명이 출가해 한국불교사에 이적(異蹟)으로 기록되고 있다. 외증조모가 비구니를 만나 출가한 것을 계기로 외조부를 비롯한 외가가 모두 출가해 멸문이 되었고 이어 누나를 시작으로 어머니 아버지에 이어 형제들까지 모두 출가했다.
일타선사는 54년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에서 자신의 육신을 태우는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연비를 수행해 오른쪽 손가락 4개가 타 없어지기도 했다.
일타선사는 불교계에서 수행과 율법에서 높은 경지에 이른 대선사로 꼽혀왔다. 해인사와 은해사 주지를 지냈으며 불자에게 지켜야할 계를 전하는 수계식을 총괄하는 상징적 지위인 조계종 전계대화상도 지냈다. 일타선사는 “마음의 먼지를 닦아 청정을 회복하자”는 가르침을 자주 전했으며 ‘법망경보살계’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일타선사의 한 측근은 “은해사에 머물던 스님께서 최근 건강이 좋지 않으셨는데 ‘다음 세상에는 서양에서 태어나 포교활동을 해야겠다’며 일주일 전 하와이로 건너가셨다”고 전했다.
스님의 유해는 2일 한국으로 봉송되며 5일 오전 11시 경북 영천시 은해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다비식을 치른다. 0563―335―3318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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