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으로 다가온 새 세기, 무역환경은 금세기보다 더욱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장’이 될 것 같다.‘글로벌 경영’의 급속한 확산과 새로운 무역거래 양상의 출현이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기 때문.
한국 기업들에게도 21세기는 더욱 ‘힘겨운 내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높아가는 무역의존도=세계 각국은 갈수록 무역으로 승부를 내고 있다. 대부분 국가들의 무역의존도는 최근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 무역의존도란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무역의존도는 70년 13%에서 90년대 들어선 20% 이상으로 높아졌다. 미국의 경우 80년 17.3%였던 무역의존도는 지난해 19.1%로 높아졌으며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63.6%에서 71.2%로 심화됐다.
특히 경쟁국인 신흥공업국들의 무역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 우리에겐 버거운 ‘짐’. 세계 곳곳에서 한국과 경쟁 중인 중국은 80년 12.8%에 머물던 무역의존도가 지난해 무려 32.7%로 급상승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사이에 끼인 한국에 대한 ‘압박 공세’는 새 세기에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1세기 무역의 특징=다음 세기의 무역은 △첨단화 △신무역 출현 △지역주의의 심화로 특징지을 수 있다.
컴퓨터 레이저 등 첨단제품이 세계 수출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년 11%에서 96년 22%로 두 배로 커졌다. 반면 원자재 및 1차 생산품은 34%에서 13%로 줄어 대조적.
특히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첨단제품이 공산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년 20% 정도에서 최근에는 40%까지 상승했다. 무역구조가 하이테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새 세기 무역환경의 최대 변수는 사이버무역 등 이른바 ‘신무역’의 급성장. 94년 등장한 전자상거래는 무역환경을 순식간에 바꿔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21세기 초에는 세계교역의 30% 이상이 사이버무역 형태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이버무역은 전통적인 무역거래와는 다른 무역환경을 만들어낼 것이 확실하다. 정보유통과 물류유통이 분리돼 쌍방향 다방향 동시 통신을 통한 사이버 마케팅이 가능해지고 거래 알선 및 정보수집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 그만큼 무역환경은 ‘무한경쟁’으로 치닫게 된다.
같은 지역 국가끼리 뭉치는 ‘블록화’는 21세기에도 계속될 전망. 북미자유시장(NAFTA) 회원국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역내 교역비중은 70년 36.0%에서 97년 48.9%로 높아졌다. 지역블록을 갖지 못한 한국에는 그만큼 불리한 조건이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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