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부천 필 '말러교향곡 시리즈' 첫출발 "B+"

  • 입력 1999년 12월 1일 19시 19분


4년에 걸친 부천 필 말러 교향곡 전곡연주회의 대장정이 그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달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리즈 첫 콘서트. 임헌정이 말러의 첫 교향곡인 1번 D장조 ‘거인’과 그의 초기 가곡집인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지휘했다. ‘방황하는…’의 솔로는 바리톤 전기홍이 맡았다.

연주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악단의 합주력, 이른바 톤 컬러(tone color)였다.

부천 필은 합주력에서 ‘예상치’ 이상을 보여주었지만 내심 가졌던 ‘기대치’는 넘지 못했다. 교향곡 1번의 2악장에서 이 악단은 짙고 견고하며 매끈하게 빛나는 음색을 보여주었다. 1악장의 화려한 종결부에서도 ‘화려하게 쏟아지는’음향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폭넓게 움직이는 현, 뒤처지거나 서두르지 않는 금관의 안정감으로 점수를 딸 만 했다. 반면 ‘질풍같은 움직임으로’라고 지시된 마지막 악장에서는 종종 현의 음색이 혼탁해지거나 금관이 윤기를 잃기도 했다.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에서 바리톤 솔로 전기홍은 깊고 그윽한 음색을 선보이며 청춘의 아픔과 고독을 노래했지만 종종 뒤쳐지면서 관현악 반주의 템포를 끌어내렸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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