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밀레니엄 인터넷]인터넷 뮤직 스튜디오

  • 입력 1999년 12월 2일 18시 06분


리키 마틴의 노래 ‘라 비다 로카에 살면서’는 지난 여름 잠시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던 다른 노래들과 마찬가지로 곧 잊혀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노래는 적어도 기술의 역사에서는 불멸의 자리를 확보했다. 컴퓨터만을 사용해서 녹음한 노래로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는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 노래가 들어 있는 앨범의 프로듀서 중 한 명인 데스몬드 차일드는 기존의 녹음방법 대신 프로 툴즈라는 강력한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서 가수의 목소리와 악기 소리를 대용량 하드드라이브에 직접 녹음했다. 마치 작가가 워드 프로세서를 이용해서 글을 편집하듯이, 차일드와 그의 동료들은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여서 목소리와 악기 소리를 자르거나 조합한 것은 물론, 음향효과까지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노래에 필요한 모든 소리가 다 입력된 다음에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이들 소리를 각각 다른 방식으로 믹싱하도록 한 다음 그 중 제일 좋은 것을 골랐다.

한편 차일드가 이런 작업을 하고 있던 무렵, 캘리포니아의 자칭 아마추어 기타리스트이자 키보드 연주자인 글렌 올랜더는 큐베이스 VST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자신의 연주를 3기가바이트 용량의 개인용 컴퓨터에 녹음하고 있었다. 차일드가 이용한 프로 툴즈는 가격이 수만 달러나 하는데 비해, 큐베이스 VST의 가격은 300달러도 채 되지 않는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의 녹음 프로그램 대용량의 가정용 컴퓨터는 가수 지망생들에게 돈을 들여 스튜디오를 빌리지 않고도 훌륭한 음질의 노래를 녹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 잡지에 오랫동안 기술과 관련된 글을 기고해온 크레이그 앤더튼은 “지난 30년간 나는 녹음과정의 진정한 민주화를 목격했다”면서 “60년대에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대스타가 아닌 이상, 평범한 사람이 집에 녹음 스튜디오를 갖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tech/99/11/circuits/articles/11dow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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