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효과는 93년 미국의 프란세스 라우셔 박사의 연구를 계기로 일반인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지능검사에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 장조(K 448)’를 들은 대학생들이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발표된 다음 날 레코드 가게에서 모차르트 음반은 동이 났다.
음악이 창의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켜준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음악이 가진 힘을 왜 베토벤 효과나 비틀스 효과라고 부르지 않을까. 하필이면 모차르트인가.
모차르트는 출생 전부터 자궁 안에서 매일 아버지의 바이올린 연주 소리를 들었다. 네 살 때부터 연주를 시작하고 여섯 살에 첫 작품을 작곡한 신동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160㎝에 불과한 키 때문에 외모 가꾸는데 돈을 낭비했다. 사랑과 결혼에 실패하고 서른다섯 살에 요절했다.
모차르트는 바흐처럼 계산적으로 작곡하지 않았으며 베토벤처럼 서사시 같은 격한 감정의 물결을 일으키지 않는다.
교회 성가처럼 장엄하지도 않고 록 음악처럼 몸을 흔들게 하지도 않는다.모차르트 음악의 힘은 순수함과 단순함에 있다. 그는 불행한 삶을 살면서도 우아하고 투명하고 사랑스러운 멜로디를 작곡했다. 모차르트 효과는 천재의 창조적인 삶이 우리의 영혼을 일깨울 때 솟아오르는 어떤 힘이 아닐는지.
최근 모차르트 작품을 쇼팽 등 작곡가 55명의 수 백여 작품과 비교한 결과 뇌에서 창조력과 연관된 부위를 가장 강력하게 자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차르트 효과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모차르트 음악이 뇌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모차르트 효과를 정서적 각성(覺醒)일 따름이라고 일축한다. 음악이 사람의 기분을 고양시키므로 신명이 나서 능력이 향상된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 모차르트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가 속속 보고되었다. 라우셔박사는 두 달 이상 날마다 12시간 동안 30마리 쥐에게 모차르트의 ‘소나타 D장조’를 들려주었다. 이 쥐들은 음악을 듣지 않은 다른 쥐들보다 미로(迷路)를 27% 더 빨리 달렸다. 쥐들은 음악에 대해 정서적 반응이 있을 턱이 없으므로 쥐의 지능 향상을 정서적 각성의 결과로 볼 수 없다.모차르트 음악이 간질 발작의 고통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혼수상태에 빠진 간질 환자들에게 모차르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정서적 각성으로 설명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다른 연구진들은 모차르트 음악, 1930년대의 팝 뮤직,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듣는 동안 뇌의 대뇌피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진기공명 영상(MRI)으로 주사(朱査)했다. 모든 음악이 예상대로 청각피질을 활성화시켰으나 모차르트 음악은 뇌의 피질 전체를 자극했다. MRI 주사 결과는 모차르트 작품이 학습과 창의력에 관련된 뇌의 부위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가장 강력함을 재확인 한 것이다.
마음이 불안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모차르트 현악 사중주를 들어보기 바란다. 모차르트 효과를 실감하게 될 테니까.
필자:이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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