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Business]"21세기 경제는 소규모 기업 전성시대"

  • 입력 1999년 12월 5일 20시 16분


‘주식회사 미국’은 점점 큰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결론지어도 무방할 것 같다. 자동차 석유 금융 원거리통신은 물론 이제는 제약업계에서까지 거대기업들의 합병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거대화를 지향하는 최근의 추세와는 반대로 21세기에는 소규모 기업들이 오히려 경쟁력을 얻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것은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슬론 경영대학의 정보시스템 교수인 토머스 멀로니가 21세기에 기업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에 대해 5년간 동료 학자 20여명과 함께 연구한 결과이다.

▼값싼 정보활용 경쟁▼

매사추세츠 공대 웡 대강당에서 있은 강연에서 멀로니는 21세기가 소기업들의 새로운 황금시대가 될 것이며 기업에서 개인의 창조성이 새롭게 빛을 발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터넷 시대의 통신이 매우 저렴한 가격에 대단히 강력하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므로 민첩한 소기업들은 이 정보를 무기로 거대 기업들과 경쟁을 할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멀로니는 또한 현재 대기업들이 하고 있는 일을 앞으로는 ‘임시 기업들’이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것을 ‘이랜스(e-lance)’경제라고 이름지었다. 이랜스는 프리랜스를 변형시킨 말이다. 멀로니가 말하는 임시 기업은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소규모 회사들로 이 전문가들은 한가지 프로젝트를 해결하기 위해 모였다가 작업이 끝나면 다시 제갈길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리라는 것이 멀로니의 설명이었다.

멀로니는 이러한 소기업 경제의 씨앗이 이미 도처에 널려 있다고 보고 있다. 자체 직원이 아닌 외부 인력에게 일을 맡기는 아웃소싱의 증가, 재택근무의 대중화,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가상 기업의 양산, 포천 500대 기업들의 고용 능력 감소, 프리랜서나 시간제 일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의 증가 등이 모두 소기업 경제의 씨앗이라는 것이다. 멀로니는 또한 대기업 내부에서도 소기업 경제를 향한 변화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프로젝트 팀 운영, 합작사업, 임시적인 연합, 독자적인 부서 운영 등을 그 예로 들었다.

▼팀단위 프로젝트 증가▼

사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랜스 경제가 벌써 보편화된 분야들도 있다. 수십 년 전, 할리우드의 주요 영화사들은 영화제작에 필요한 인력을 모두 자신의 지붕 아래 모아두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영화 한편을 만들 때마다 재능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따로 모은다. 영화사는 자금과 마케팅, 그리고 영화 배급을 담당할 뿐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멀로니의 의견과는 달리 기업의 몸집이 앞으로도 계속 커져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 제국의 동력이 되어 줄 값비싼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은 거대기업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멀로니는 리눅스 컴퓨터 운영체제와 인터넷을 예로 들었다. 리눅스는 자진해서 몰려든 수천 명의 기술자들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들은 리눅스 토발즈가 인터넷에 자신의 초기 작업내용을 게재하고 같이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뜻을 밝히자 몰려든 사람들이었다.

▼'이랜스경제'다가와▼

멀로니의 연구는 영국 텔레커뮤니케이션스, 스위스 유니언 은행, 노르웨이 기업들의 컨소시엄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이루어졌다. 웡 대강당에서 있은 멀로니의 강연에는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폴라로이드, 인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컴팩 컴퓨터, 앤더슨 컨설팅 등 대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http://www.nytimes.com/li brary/jobmarket/120199ma nage―malon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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