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프로야구의 최대 이슈는 현대 정민태와 해태 양준혁.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정민태는 일본진출,양준혁은 삼성에서 해태로 트레이드된 충격때문에 잠적 소동을 일으켰다.특히 양준혁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해태로의 트레이드를 거부하고 미국으로 야구연수를 떠나겠다”고 해 야구판을 떠들석하게 했다.
속이 탄 구단에선 부랴부랴 ‘해외진출’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요건’을 만들어 이 둘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로부터 꼭 1년.올시즌 스토브리그 역시 ‘뜨거운 감자’는 이 두명이다.
일본진출 문제로 논란을 빚은 ‘정민태 회오리’가 결국 불가방침으로 마무리됐지만 이번엔 ‘양준혁 태풍’이 몰아닥쳤다.지난 3일 미국 프로야구 사무국으로부터 그에 대한 신분조회가 들어온 게 발단.
국내 프로야구 타자를 상대로 한 신분조회는 양준혁이 처음이었다.현재 그에게 관심있는 구단은 시애틀 매리너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준혁은 “아직 시애틀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분조회는 스카우트하고 싶다는 일종의 의사표시.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일이 전개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기에 그를 둘러싼 트레이드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이미 현대는 시즌뒤 해태에 “양준혁에게 관심있는데 맞는 카드를 제시해 보라”며 ‘러브콜’을 띄워놓은 상태.이에 해태는 넌즈시 박재홍과의 맞트레이드 얘기를 꺼냈지만 현대에서 펄쩍 뛰며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일단 무산됐다.
가뜩이나 하향세인데다 이강철까지 삼성으로 빠져나감으로써 팀전력이 한결 부실해진 해태는 각 구단에서 침을 흘리는 양준혁을 트레이드 카드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
이래서 양준혁은 미국진출보다는 ‘깜짝 트레이드’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