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속도로에서 1차선을 달리던 중 차가 갑자기 서버렸다. 새 차나 다름없고 오일을 갈 때마다 정비를 받았는데 그런 상황에 처하고 보니 눈앞이 캄캄했다. 온갖 조치를 다 취해보았지만 차는 움직여주지 않았다. 다른 차들의 경적소리, 운전자들의 짜증섞인 고함소리와 따가운 시선 등은 견디기 힘들었다. 이때 지나가던 어떤 분이 차를 세우고 나오더니 자신의 핸드폰으로 모든 연락을 취해주었다. 그 분도 집안에 바쁜 일이 생겨 급히 가는 중이었지만 나를 위로해주면서 3시간 반동안이나 길 위에서 같이 기다려주었다. 세상이 아무리 삭막하다 해도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도 살 만하다는 것을 실감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