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종이팩대신 우유병 씁시다"…시민단체 서명운동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4분


‘사라진 우유병을 되살립시다.’

우유제품 용기를 환경보호를 위해 종이팩 대신 유리병으로 하자는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경실련 등 300여개 시민단체들이 10월 말 구성한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는 11월부터 병우유 생산을 촉구하는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협의회 안현주(安炫注)간사는 “최근 몇차례 설문조사결과 시민의 70∼80%가 병우유 생산에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6만5000여명이 참가한 서명운동에는 인터넷(milk.ksdn.or.kr)으로도 참가할 수 있다.

협의회는 서명운동이 끝나면 내년부터 우유제조업체들을 상대로 병우유 생산 압력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우유병은 원재료를 모두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고 회수하면 20∼30회 재사용이 가능하며 회수와 세척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 실업도 극복할 수 있다는게 협의회의 논리.

종이팩은 분리수거를 하더라도 15% 정도만 재활용돼 매년 50억개 정도가 쓰레기가 되는 만큼 소각비용과 매립비용이 만만찮다는 것. 재활용 과정에서 코팅된 비닐을 벗기려고 화학물질을 사용해 폐수도 많이 나온다고 협의회는 주장한다.

무엇보다 종이팩의 원료인 천연펄프를 수입하는데 연간 1000억원의 외화를 써야 하고 펄프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야 하기 때문에 대기오염과 자연훼손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것.

안간사는 “우유병을 15번 정도 재사용하면 생산라인 설치비와 물류비 등을 뽑을 수 있다”며 “대규모 소비집단인 학교와 군부대부터 병우유를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간사는 병 크기에 따라 40∼100원의 돈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빈병보증금제도를 활용하면 빈병 회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가공협회와 우유제조업체들은 병우유가 환경성과 경제성 위생성 등의 부문에서 종이팩보다 더 낫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시민단체들이 일부 측면을 과장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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