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 뉴라이프/주택]곳곳에 인공지능센서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4분


미국 CBS방송은 최근 밀레니엄 특집에서 ‘미래의 집’을 소개했다. 미래의 유망직업 중 하나가 ‘가정 자동화 설계인’인데서 알 수 있듯이 미래의 주택은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

집은 현관의 센서를 통해 집주인이 귀가하면 저절로 문을 열고 불을 켠다. 주인이 미리 선택해 놓은 향기가 나는 신선한 공기를 내뿜고 거실과 방은 알맞은 온도에 맞춰져 있다.

주인이 없을 때 누군가 방문하면 즉각 ‘V메일’(비디오메일)을 통해 주인의 휴대전화로 연결해 화상메시지를 전해준다. 위험인물이 침입을 시도하면 자체 경비시스템을 가동해 방의 출입을 차단하고 경찰에 자동 신고한다.

냉장고나 TV 등 가정용품은 음성으로 작동된다. 저녁메뉴를 불러주면 냉장고에 설치된 스크린에 필요한 재료 목록과 요리법이 뜬다. 냉장고는 마이크로오븐과 연결돼 메뉴가 정해지면 예열시간이나 조리온도 등을 미리 설정해 놓는다.

조리할 때 나온 쓰레기는 밖으로 갖다 버릴 필요 없이 ‘쓰레기 자동이송 시스템’을 통해 곧바로 중앙 쓰레기 처리장으로 보내진다.

청소도 마찬가지. 유리창이 일정 기준 이상으로 더러워지면 창틀에서 자동적으로 비눗물을 내뿜고 열선을 통해 건조시킨다.

화장실도 첨단 기능을 갖추게 된다. 이를 닦으면서 거울에 뜨는 그날의 간추린 뉴스를 볼 수 있다. ‘똑똑한’ 변기는 그날 주인의 몸무게와 변의 상태 등을 자동적으로 인식해 주치의에게 건강상태에 관한 정보를 보낸다. 주인이 과체중으로 나타나면 냉장고에 신호를 보내 정해진 식사시간 외에는 냉장고가 스스로 문을 잠가버린다.

이런 기능을 갖춘 ‘꿈의 주택’은 거의 상용화 단계에 와있다. 일본 파나소닉사는 얼마전 이런 기능을 두루 갖춘 미래형 모델하우스를 선보였다. 스웨덴의 일렉트롤룩스사도 올해 초 미래냉장고인 ‘스크린 프리지’를 발표했다. 스크린 프리지는 음식물에 부착된 바코드를 인식해 냉장고 안에 어떤 음식이 있는지 알려주고 수시로 음식의 유효기간을 읽어 상한 음식을 버리도록 표시한다. 물론 특정 식품이 떨어지면 이를 스크린을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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