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에 대한 무관심 안타까워"
계간학술지 ‘역사비평’에 2년 동안 추사 평전을 연재해온 유교수. 그가 최근 200자 원고지 1500장 분량의 연재를 마쳤다.그는 연재를 마친 소감을 ‘산숭해심(山嵩海深·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라는 한마디말로 대신한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름 추사. 그러나 추사를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추사의 삶을 다룬 단행본 평전 하나 없는 것이 우리의 실정. 유교수가 추사에 매달린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문화유산에 대한 무관심보다 조상들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반 고흐는 잘 알면서도 추사에 대해선 이름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 미술사도 이제는 인간학으로서의 미술사로 바뀌어야 합니다.”
처음엔 한두번 연재로 끝내려 했지만 유교수 스스로 추사의 정신과 예술의 높이와 깊이에 매료돼 그만 둘 수 없었다. 그래서 충남 예산과 제주 등 추사 유적지를 봄 가을로 답사하면서 추사의 체취를 느끼도록 애썼다.
★"추사체 함부로 흉내내면 안돼"
“잘 쓴 것 같지만 잘 쓰지 않은 것 같기도 한 추사체. 추사체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추사의 개성과 예술혼은 벼루가 구멍이 나고 붓 천자루가 닳아 없어지는 혹독한 훈련과 유배생활이라는 시련을 견뎌낸 결과입니다. 그는 나이 쉰이 될 때까지 함부로 개성을 드러내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추사체를 함부로 흉내내선 안됩니다. 추사처럼 공부해야 합니다. 추사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정은 모르고 결과만 알고 있습니다.”
유교수는 당시 중국에서도 추사체를 인정했던 점을 예로 들면서 세계사 속에서 추사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추사를 한국의 예술가로 국한시키는 풍토는 그에 대한 결례라는 것이 유교수의 소신. 연재가 진행되는 동안 장선우감독으로부터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던 유교수. 그러나 그에게 우선 중요한 일은 연재물을 보완해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것이다.
“소장처가 불명확한 많은 추사 작품을 확인해 제대로 된 추사 전시회를 그럴듯하게 열어보는 것이 소망입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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