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혼의 연기' 김지숙, 12년만의 사극 외출

  • 입력 1999년 12월 8일 19시 34분


“사랑에만 얽매이는 요석공주가 아닙니다. 원효와 김춘추 사이의 갈등을 중간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주체적인 여인상이지요.”

4월 ‘뜨거운 바다―동경에서 온 형사’에서 열혈 여형사, 천황 저격수 등 1인4역을 해낸 연극배우 김지숙(44). 언제나 신들린듯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주는 김지숙이 1000년 전 원효를 사랑했던 요석공주로 변신한다. 12일까지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극단 완자무늬의 ‘옴’.

91∼96년 모노드라마 ‘로젤’과 ‘아가씨와 건달들’ ‘넌센스’ 등의 현대극에 주로 출연했던 김지숙이 고전 역사극에 출연하는 것은 12년만의 일이다. 87년 국립극장에서 ‘팔복병풍’(오태석 작, 윤호진 연출)을 공연했을 때 처용과 아내로 출연했던 권성덕과 김지숙은 이번에는 원효와 요석공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금강경’을 구하러 당으로 가는 길에 깨달음을 얻고 돌아온 원효, 군사력으로 삼국통일을 이루려는 김춘추(태종무열왕). 요석공주는 사랑으로 아버지 김춘추와 원효의 충돌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킨다.

하이라이트는 요석공주가 설총을 낳는 장면. 김지숙은 천장에서 내려온 밧줄을 붙잡고 4∼5분간 상체만의 격렬한 몸짓으로 아이낳는 장면을 표현한다. 월∼토 4시,7시반. 일 3시 6시. 1만2000∼2만원. 02―765―5475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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