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어떤 승용차 탈까' 고민

  • 입력 1999년 12월 9일 19시 48분


‘밀레니엄 홈런왕’에겐 어떤 차가 어울릴까.

프로야구 삼성의 이승엽(23)이 어떤 승용차를 골라야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이승엽은 프로야구에서 보기드문 ‘뚜벅이족’.

그는 “어린 나이에 차를 몰고 다니면 건방져진다”는 아버지의 엄명에 따라 그동안 자가용 구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최고의 성적을 거두자 “이젠 몰아도 괜찮다”는 허가가 떨어졌다.

그러나 문제는 이때부터. 이승엽이 차를 구입하려 한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스웨덴 자동차사 ‘사브(SAAB)에서 귀에 솔깃한 제의를 해온 것.

8000여만원에 달하는 차를 반 뚝 잘라 4000만원대에 제공하겠다는 것. 대신 사흘간 광고모델을 해달라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이를 안 구단이 가만있을리 만무. 삼성의 상징인 이승엽이 외제차 모델로 나온다는 게 영 탐탁하지 않았기 때문.

구단은 “이왕이면 자사브랜드를 이용하는 게 낫지 않으냐. 삼성자동차 ‘SM5’를 공짜로 주겠다”고 제의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역시 여의치는 않을 전망.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삼성모터스가 무상으로 승용차를 제공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승엽에게만 공짜로 자동차를 선물하면 다른 선수의 원성도 들을 염려가 있는 것.

고민끝에 구단에서 짜낸 아이디어는 이승엽을 광고모델로 쓴뒤 모델료대신 차를 제공하는방안.

어떤 차를 선택할지는 모르지만 이승엽은 이제 자동차까지 마음대로 선택하지 못할 정도로 대스타가 된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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