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붕의 재기는 그야말로 극적이다.
농구명문 인천 송도고 출신으로 고교선배 강동희(기아엔터프라이즈) 이후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낙점을 받은 그이지만 프로성적은 낙제점이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그는 프로 첫무대인 97∼98시즌에 전체 45경기 중 44경기에 출전해 한경기 평균 11.4득점에 머물렀다. 98∼99시즌은 그야말로 최악의 시즌. 평균 8.1득점에 어시스트도 평균 1.4개로 포인트가드로서는 어디에도 내밀 수 없는 ‘부끄러운’ 성적을 냈다.
게다가 홍사붕은 이번 시즌 개막 직전인 11월3일에는 연습경기를 하다 왼쪽발목까지 다쳤다. 한달간 벤치를 지켜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역시 ‘승부사’. 부상이 낫자마자 그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펄펄 코트를 날고 있다. 비시즌동안 체력의 근원이라는 복부근육 훈련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 그는 팀이 거둔 4승 중 3승을 거의 혼자 만들어 냈다. 특히 기아엔터프라이즈에 2연승을 거둔 것은 전적으로 홍사붕의 활약 덕분.
그는 올시즌 첫 코트에 나선 11월27일 기아와의 경기에서 34분을 뛰며 7득점 4어시스트에 불과했지만 고교 선배인 상대팀 주포 강동희를 19점으로 묶었다. 그는 5일 현대전에서도 팀내 최다인 24득점을 쏟아부으며 강적 현대를 격침시켰다.
김인건 SBS감독은 “개인 기량으로 보면 10개팀 포인트가드 중 홍사붕이 단연 상위권이다. 그가 자신감을 찾아 참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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