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이승엽 '가장 빛난 황금장갑'

  • 입력 1999년 12월 15일 23시 01분


99년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이승엽(23·삼성)이었다.

올해 페넌트레이스 MVP 등 각종 상을 휩쓴 이승엽이 골든글러브에서도 ‘으뜸선수’에 올랐다.

이승엽은 15일 롯데월드호텔에서 열린 99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황금장갑’을 차지하며 유효표 239표중 221표(92%)를 획득, 최다득표 선수의 영광을 차지했다. 97년부터 이부문 3연패.

하지만 사상 첫 만장일치 득표에는 실패했다. 역대 최다득표율은 91년 이정훈(빙그레)의 99%(126표중 125표).

현대 정민태는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수상하며 은퇴한 선동렬(89∼91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2년연속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 수상자가 나왔다는 것. 한화의 우승을 이끈 로마이어는 지명타자부문에서 예상을 뒤엎고 해태 양준혁을 제쳤으며 플레이오프 역전 3점홈런의 주인공인 호세는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이들은 각각 소속팀을 한국시리즈까지 끌어올리는 등 활약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기자단의 점수를 많이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는 두산의 우즈가 페넌트레이스 MVP까지 차지하고도 ‘미역국’을 먹었었다.

내야부문에서 삼성 이승엽(1루수)과 김한수(3루수), 롯데 박정태(2루수), LG 유지현(유격수)은 지난해와 수상자가 똑같았다.

개인통산 6번째로 올해 입상자중 최다 수상자인 김동수는 올해 LG에서 뛰고 시즌뒤 삼성으로 이적, 포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해 감회가 남달랐다.

삼성 김한수는 “뇌졸중으로 병상에 계신 아버님께 이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혀 주위를 숙연케 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수상자가 된 정수근은 최근 결혼한 아내와 함께 벙거지 모자를 쓰고 나타나 신세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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