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찬밥인가" 쌍방울의 비애

  • 입력 1999년 12월 15일 23시 05분


“우리는 선수도 아닌가 봐요.”

15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장. 쌍방울의 한 선수는 자괴감에 빠진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한해를 결산하는 프로야구인들의 가장 큰 잔치가 돼야 할 골든글러브 시상식.

하지만 쌍방울 선수들은 전혀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골든글러브 후보를 한사람도 내지 못했기 때문.

프로출범 이후 단 한명 골든글러브 후보도 내지 못한 것은 올 쌍방울이 처음.

9월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드림팀’이나 99한일슈퍼게임 참가선수 명단에서도 그들의 이름은 없었다.

오기가 생겼던 김준환감독은 처음에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선수단 전원을 이끌고 참석하겠다”는 통보를 했었다.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어 내년부터 분발을 촉구하겠다는 의미.

하지만 KBO는 좌석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명했고 이날 시상식에는 최태원 조원우 심성보 등 8명의 선수만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행복은 성적순인가봐요.”

행사장 문을 나서며 내년을 다짐하는 쌍방울 선수의 한마디가 유난히 가슴을 울렸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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