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는 2개의 호수와 구릉지를 관통하는 수로로 구성되어 있다. 호수와 구릉지간 그리고 수로와 바닷물간 물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갑문을 만들어 놓았다. 이 운하를 처음 통과한 배는 8만t급인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호. 지금은 연간 1만7000여척이 전세계 물동량의 4%인 2억2800만t의 화물을 실어나른다고 한다. 태평양과 대서양의 뱃길을 8000해리나 단축시키니 통행이 붐빌 수밖에 없다.
▽미국은 20세기 인류 최대의 공학 작품인 이 운하지역(Canal Zone)을 파나마 정부로부터 영구 조차, 운하를 따라 너비 16㎞에는 항상 성조기가 휘날렸다. 그러나 파나마정부의 끈질긴 요구에 따라 카터 행정부는 1977년 이 지역의 65%는 반환했고 올 연말까지 운하와 나머지 지역 모두를 되돌려 주기로 약속했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아직도 카터 행정부의 그같은 반환 약속에 불만인 모양이다. 그 때문인지 클린턴대통령도 14일의 반환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파나마 운하는 거의 한세기 만에 파나마 국민의 품 속으로 돌아간다. 44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 아래 있었던 마카오도 20일 중국에 반환된다. 중국은 150여년 동안 영국이 통치했던 홍콩도 이미 되찾았다. 열강들의 수탈과 지배의 역사가 새 천년을 눈앞에 둔 지금에 와서야 막을 내리는 셈이다. 다음 세기 지구촌에는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될 갈등의 상흔들이다.
〈남찬순 논설위원〉chans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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