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윤득헌/손정의와 베조스

  • 입력 1999년 12월 20일 19시 58분


인간의 상상과 창조력은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 인터넷을 두고 하는 말이다. 컴퓨터와 통신이 결합된 인터넷 역사는 한 세대쯤일 텐데 이제는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했고 또 변화 모습의 예측도 힘들 정도이다. 100만년 인류역사를 하루로 가정했을 때 언어는 21시33분에, 활자는 23시59분14초에, TV는 23시59분56초에 발명됐다고 한 언론학자의 말을 떠올리면 인터넷 발명은 TV 이후 불과 2, 3초가 걸렸다 할 것이다. 세상의 발전은 너무도 빠르지 않은가.

▽지금 인터넷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인터넷은 21세기에도 키워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회장(35)을 선정했고, 타임과 뉴스위크는 똑같이 올해의 아시아 인물로 일본 인터넷산업을 주도하는 소프트방크의 손정의(孫正義·42)회장을 선정했다.

▽베조스회장이 시간과 공간을 극단적으로 압축시킨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을 설립한 것은 94년. 월스트리트 펀드매니저였던 그는 인터넷인구의 급증을 보고 낡은 창고에 간판도 없이 가상서점을 열었다. ‘변화가 있을 때 기회가 온다’를 실천으로 옮긴 그는 고객의 경험 중시를 전략으로 현재 고객 10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250만여종의 책을 구비한 아마존은 의류 장난감 등으로 판매영역을 넓히고 있다.

▽손정의회장의 인터넷산업 계획은 원대하다. 빌 게이츠가 지배해온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지금까지의 비즈니스라면 21세기는 인터넷이 좌우하는 비즈니스시대가 되리라는 게 그의 지론. 24세때 창업한 그는 디지털혁명 전체를 기획하는 연출자를 자임하며 5년내에 관련 계열사를 78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타임과 뉴스위크가 두사람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며 밝힌 벤처정신, 인류미래의 기초, 신세대의 길 등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윤득헌 논설위원〉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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