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73년 5월 14일 우주정거장 ‘스카이랩’을, 구소련은 86년 2월 20일 ‘미르’를 쏘아올려 인간이 우주에 머물며 탐사와 각종 과학실험을 하는 단계로 수준을 높였다. 인류의 우주탐험은 현재 화성의 물탐사로까지 발전했다.
▼생명공학시대 열어▼
53년 미국의 제임스 윗슨과 영국의 프랜시스 크릭은 인간의 유전자(DNA) 구조를 밝혀내 생명공학 시대를 열었다. 인간 등 동물의 유전적 특징이 DNA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 밝혀지면서 생명복제가 가능해졌다. 97년1월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 연구팀의 복제양 탄생은 DNA구조 발견으로 비롯된 것이다.
20세기에 활짝 핀 과학기술은 인류를 멸절시킬 수도 있는 핵무기까지 탄생시켰다. 45년 7월 16일 미국의 ‘맨해튼 계획’에 따라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이 성공했다. 그해 8월 6일과 9일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 투하한 원폭으로 10만여명이 즉사했다.
▼유엔 안전판 역할▼
러시아와 중국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 공산정권이 수립되면서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촌이 이데올로기에 의해 양분된 것도 20세기 지구촌이 목격한 대사건이었다. 블라디미르 레닌이 주도한 볼셰비키는 1917년 3월과11월 두차례의 혁명을 통해 러시아 차르체제를 붕괴시키고 공산정권을 세웠다. 중국의 마오쩌뚱(毛澤東)은 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했다. 양국은 91년 구소련 붕괴로 인한 냉전종식 때까지 지구촌을 이념투쟁의 무대로 바꿨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세계 국가를 아우르는 국제기구가 잇달아 창설된 것도 20세기의 독특한 모습이다. 강대국들은 1919년 1차대전 직후 세계평화를 지키겠다며 국제연맹을 만들었으나 독일 아돌프 히틀러의 광풍을 막지 못했다. 2차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45년 4월 국제연합(UN)이 탄생해 현재까지 반세기가 넘게 세계평화를 위한 안전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나치가 33∼45년 집권하면서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과 캄보디아 폴포트가 이끈 크메르 루주가 75∼79년 저지른 학살 또한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20세기의 아픔이었다. 나치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에서 모두 600여만명을, 크메르 루주는 200여만명을 학살했다.
▼인구 폭발적 증가▼
식량생산 증가와 보건환경 개선 등으로 지구촌 인구는 20세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서기 0년 3억명으로 추정되던 인구가 10억명이 되는데는 1803년이 걸렸다. 그러나 그후 100여년만인 1927년 20억명을 돌파했으며 1999년 드디어 60억명을 넘어 20세기에만 약 50억명의 인구가 늘었다. 현재의 인구증가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에는 120억명의 인류가 지구촌을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81년 처음 발견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은 ‘20세기의 재앙’으로 불린다. 올 한해에만 전세계에서 560만명이 에이즈에 감염됐으며 26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유엔은 추정하고 있다.
▼女權신장 두드러져▼
1893년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것을 시작으로 호주(1902년) 핀란드(1906년) 등 많은 국가에서 20세기 초에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됐다. 여권신장은 여타 분야에서도 계속돼 81년에는 UN 주도로 고용과 가정내 지위 등 사회 경제적인 분야에서 남녀간의 모든 차별을 철폐하는 국제협약이 마련됐다.
1929년 10월 24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가 폭락으로 시작된 사상 최대의 대공황도 20세기가 겪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과잉생산과 만성적인 실업사태라는 자본주의의 병폐가 드러나면서 세계무역체제를 붕괴시키고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나치즘 파시즘 군국주의를 초래하는 단초가 됐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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