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알프레드 드레퓌스 육군대위 사건은 이렇게 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드레퓌스 대위 사건은 유대인을 싫어하는 상관들이 모의해 ‘마녀사냥’을 한 것으로 당시 프랑스사회는 그의 유무죄 공방을 놓고 편이 갈려 심각한 내홍(內訌)을 겪었다. 이때 반유대주의와 군부 및 사법부의 마녀사냥을 용기있게 고발한 작가가 바로 에밀 졸라다.
‘드레퓌스 사건’을 장황하게 언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옷로비 사건에서 불거진 문서유출 및 축소보고 혐의를 받고 있는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이 20일 밤 조사를 받고 풀려나면서 “잠시 광풍(狂風)에 빠졌던 드레퓌스대위의 고뇌를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박전비서관과 드레퓌스대위의 처지가 과연 닮았을까.
한 소장검사는 “박전비서관은 지금도 ‘반쯤은 살아있는 권력’인데 드레퓌스대위와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박전비서관의 총명이 흐려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박전비서관을 무척 총애했다. 김대통령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며 쉴 때 그 누구도 보고를 할 수 없었지만 ‘단 한 명의 예외’가 박전비서관이었다고 한다.
박전비서관의 ‘드레퓌스 발언’은 묘하게도 김대통령이 6월 러시아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때 옷로비 사건으로 당시 여론의 도마에 오른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을 두둔하면서 “(언론이)마녀사냥을 해서는 안된다”고 한 말을 연상시킨다.
<최영훈/사회부 기자> cyho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