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순의 쌀의 혁명]쥐는 왜 현미를 더 좋아할까?

  • 입력 1999년 12월 21일 18시 38분


쌀은 지구상 인구의 절반 이상이 주식으로 먹고 있는 매우 균형잡힌 영양가를 지닌 식품이다. 쌀은 주성분이 탄수화물로 74%이상이며 단백질도 6%이상 함유돼 있어 완전식품에 가까운 좋은 식품이다.

벼를 도정할 때 겉껍질(왕겨)만을 벗겨낸 것이 현미이고 현미의 외피층,즉 과피와 종피 호분층 및 쌀눈까지를 깍아낸 것이 백미다.

중량 비율로 보면 7∼8%가 도정 중에 쌀겨로 버려지는 외피층이고 나머지 속알갱이가 백미인 배유층이다.

우리가 흔히 쌀(백미)을 말할 때 5분도쌀, 7분도쌀 또는 정백미라고 하는 것은 외피층을 깍아낸 정도를 표시하는 것으로 7분도 쌀은 외피층을 70% 깎아낸 쌀을 말한다.

이렇게 외피층을 깍아내 버리는 것은 현미가 영양가는 좋지만 딱딱한 외피층에 싸여 있어 먹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정하여 외피층을 깎아낸 백미는 영양손실이 많다.

쌀의 비타민 B1분포를 보면 외피에 32%, 쌀눈에 65%, 백미(배유)에는 단지 3%만이 분포돼 있다.

백미를 먹는다는 것은 몸에 좋은 영양성분들을 쌀겨로 모두 깎아버리고 찌꺼기만을 먹는 셈이다.

우리 조상들이 사용한 한자의 뜻을 풀이해 보아도 현미와 백미에 대한 정확한 차이를 파악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찌꺼기를 뜻하는 ‘찌꺼기 박(粕)’자는 쌀미(米)변에 흰백(白)을 붙여 표기했으며 쌀겨를 뜻하는 ‘겨 강(糠)’은 쌀미(米)변에 몸튼튼할 강(康)을 붙여 쓰므로 쌀겨가 있는 쌀이 몸을 튼튼하게 한다는 뜻이다.

몇천년전에 만든 한자가 이미 쌀의 비밀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새나 쥐에게 백미와 현미를 동시에 주면 현미를 먼저 먹는다는 것을 보아도 미개한 짐승들까지 현미가 몸에 좋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02―432―4613∼4

장세순〈식품연구가·발아현미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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