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을 방문할 북한 남자팀 ‘우뢰’와 여자팀 ‘회오리’는 북한 남녀 대표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국내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팀은 그동안 국제대회에 거의 참가하지 않아 실력은 베일에 가려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남녀 모두 한국보다 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
역대 남북대결에서 남자는 6승1패, 여자는 4승2패로 한국이 앞선다. 남녀 각 1패는 8월29일 평양에서 벌어진 통일농구대회에서 기록한 것이며 여자는 96년 대만 존스배에서도 북한에 한차례 더 패했다.
국가대표끼리의 경기에선 남자가 5전전승, 여자가 4전전승으로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96년 존스배 이후 3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농구는 전력이 부쩍 향상됐다는 것. 진효준 명지대감독은 “북한 남자선수들의 신장과 스피드, 테크닉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속공 플레이와 장신을 앞세운 리바운드의 우위로 한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정도라는 것. 이는 9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른바 ‘자주적 농구’규칙의 영향을 받은 탓.
북한에서만 통하는 이 규칙은 중앙선 통과시간을 국제룰의 10초에서 6초로 단축하는 등 스피드를 중시하고 탭슛을 3득점으로 인정해 공격리바운드를 강화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우뢰팀은 지난해 5월 미국대학선발 2진팀과 경기를 벌여 127―83으로 승리를 거둔 데 이어 한달 뒤에는 이탈리아 클럽팀 파브리아노를 110―101로 눌렀다.
신동파 대한농구협회전무는 “80년대 왜소한 체격에 응용력이 전혀 없던 것에 비해 최근 북한선수들은 잘 훈련된 국내 대학선수들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체력에 있어서는 남한 프로선수들보다 한수 위라는 것. 반면 여자의 경우는 북한이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2부리그에서 우승했지만 한국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
진성호 현대산업개발감독은 “북한선수들은 반복된 연습을 통해 세트플레이가 아주 능하다”면서도 “공수에서 다양성이 부족하고 응용력이 떨어지는 것이 큰 단점”이라고 말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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