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세기/10대전쟁]세계대전…한국전…걸프전…

  • 입력 1999년 12월 21일 19시 19분


20세기는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 잔악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세기였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과 한국전 베트남전 중동전 걸프전 등 대량 살상무기가 총동원된 크고 작은 전쟁으로 수억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1,2차 세계대전〓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20세기를 ‘전쟁의 세기’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인류에게 엄청난 상처를 남겼다.

1914년부터 1918년까지 계속된 1차 세계대전은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사건으로 촉발됐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미국 일본 등이 참전했으며 독가스 등 대량살상무기가 처음으로 등장한 전쟁이기도 했다. 2300만명이 숨졌고 2000만명이 부상했다.

▼대량 살상무기 총동원▼

연합국에 맞서 싸웠던 동맹국(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터키)이 몰락했고 연합국 소속이었던 제정 러시아는 국력을 소진하는 바람에 볼셰비키 혁명의 희생자가 됐다.

연합국은 베르사유조약을 체결하면서 패전국 독일에게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부과해 독일 경제를 파탄에 빠뜨렸고 이는 2차 세계대전의 불씨로 작용했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계속된 2차 세계대전은 유럽대륙과 중국 등 동아시아, 북아프리카 태평양 대서양 등 세계 대부분 지역을 전쟁의 불길에 몰아넣었다. 5500만명이 숨졌으며 원자폭탄의 등장으로 인류가 핵전쟁의 공포를 짊어지게 됐다.

2차 대전 이후 영국 독일 등 유럽세력이 급속도로 퇴조한 대신 미국과 구소련이 지구촌의 헤게모니를 장악했다. 세계의 기축통화가 영국 파운드화에서 미국 달러화로 바뀌었으며 마샬플랜으로 서유럽을 회생시킨 미국은 서유럽에 미군을 주둔시켜 정치 군사 경제적 지렛대로 삼았다. 미국은 아시아에서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게 됐다.

구소련도 동유럽 각국을 80년대 후반까지 40여년간 지배하는 전리품을 챙겼다.

▼핵전쟁 공포 소용돌이▼

▽다국전쟁〓1950년 발생한 한국전은 두 나라 사이의 전쟁에 국제사회가 개입한 전례를 만들었다. 미국 등 유엔 16개 회원국이 참전해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 및 구소련과 싸우면서 전쟁이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정면충돌로 확산됐다. 450만명이 숨졌다.

미국 등이 개입한 베트남전은 20세기 들어 미국이 패배한 유일한 전쟁. 미국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1960년에 개입했다가 75년까지 전쟁의 수렁에 빠졌다. 미국은 2000억달러의 엄청난 전비를 지출하고 호주 한국 등 우방을 전쟁에 끌어들였으나 민족주의로 무장한 월맹에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하면서 시작된 걸프전은 최첨단 미국무기의 시험장이었다. 미군이 주축인 다국적군은 불과 225명이 희생됐으나 최첨단무기의 목표물이었던 이라크측에서는 10만명이 숨졌다.

TV로 생중계된 걸프전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전쟁을 TV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허구의 모습’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소규모 국지전도 빈발▼

올해 3월 시작돼 78일간 계속된 코소보전쟁은 소수민족에 대한 잔학행위방지를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처음으로 주권국가를 상대로 벌인 전쟁이었다. 20세기말에 벌어진 이 전쟁은 민족문제가 여전히 뿌리깊은 갈등의 근원임을 입증했다.

1948년 1차 전쟁을 시작으로 1982년까지 5차례나 벌어진 중동전도 여러 나라가 대결한 전쟁이었다. 대부분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이 승리했으며 아랍권은 73년 10월 전쟁에서 무승부를 거두는데 만족해야 했다.

▽양국전쟁〓무기제공과 고문단파견 등의 형태로 제3세계 분쟁에 개입했던 구소련은 79년 이례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구소련군은 89년까지 10년간 싸웠으나 아프가니스탄을 굴복시키지 못했다. 미국은 구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이슬람반군 무자헤딘에 무기를 제공하는 등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란과 이라크는 80년부터 88년까지 이슬람 세계의 패권 장악을 노리고 전쟁을 벌였다. 양측에서 35만명이 숨졌다.

1904년 동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놓고 격돌한 러―일 전쟁에서 아시아의 제국주의 국가인 일본이 서양의 제국주의 국가 러시아를 꺾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전쟁은 2차대전이 끝날 때까지 서구 열강이 아시아에서 일본의 패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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