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또한 미래에 대한 사회의 기대를 나타내는 강력한 상징이 되었다. 인터넷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의해 기업들뿐만 아니라 정치와 문화까지 심한 변화를 겪는 미래를 상징한다.
물론 인터넷 혁명이 정말로 진행되고 있다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때가 이른 것은 사실이다. 역사가들은 인터넷이 전신과 전화의 뒤를 잇는 새로운 통신수단에 불과하며, 미래를 향한 도약의 상징이기보다는 기술적 진보의 상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터넷에 혁명이라는 이름을 붙이든, 아니면 진보라는 이름을 붙이든 경제에 미치는 인터넷의 영향은 앞으로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인터넷은 국경 없는 자유시장을 가능케 하는 기술로 간주된다. 인터넷은 개방적인 기술 기준을 가진 세계적인 네트워크이며, 한 회사나 한 국가에 의해 소유되거나 통제받지 않는다. 인터넷은 또한 가격이 저렴한 통신수단으로서 상업적인 거래의 비용을 극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가 ‘원자들의 경쟁’이라고 명명한 현상의 계기가 된다. ‘원자들의 경쟁’이란 시장의 힘과 기업의 조치가 지닌 힘이 점점 분산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기업과 정부같은 관료적인 조직들은 권력을 분산시키는 인터넷의 힘 앞에서 매우 무력하게 보인다.
인터넷은 심지어 국가의 힘조차 위협하고 있다.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대니얼 여진은 “인터넷만큼 세계화를 상징하는 것은 없다. 인터넷은 국가의 지리적 경계선과 서로 다른 시간대마저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술자들, 경제학자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몇년간 인터넷 경제가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생각하면서 몇 가지 질문을 던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기술과 어떤 정책적 결정이 혼합되어 오늘날의 인터넷을 만들어냈는가. 앞으로 몇년간 인터넷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핵심기술과 정책적 이슈들은 무엇인가. 미래가 과거의 변화한 모습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과거 기술위주의 변화 속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
자유시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이 자신들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터넷은 처음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시작되었다. 인터넷 연구의 초기에 자금은 댄 것은 미국 국방부의 고급연구 프로젝트 담당국(ARPA)이었다. ARPA의 예산은 국방예산에서 나온 것이었으며, ARPA의 지도자들은 마음이 내키는 대로 자금을 사용하면서 그 결과에 대해 거의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ARPA의 지도자들은 장기적으로 커다란 성과를 거두게 될 기술을 선택하는 데 있어 비상한 재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로버트 라이탄은 “인터넷은 지금까지 이루어진 공공기반시설 투자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려주었다”면서 “인터넷이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에 세금을 매기거나 규제를 가하려는 억압적인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상거래의 수단으로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짐에 따라 세금문제, 사생활 보호, 정보의 보안, 국제 무역 관련 문제 등이 새로운 정책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오늘날의 인터넷이 가능했던 것은 최근 몇년간 컴퓨터 네트워크, 정보처리 속도, 데이터 저장능력, 소프트웨어, 그래픽 기술,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이 빠른 속도로 발전한 덕분이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년간 컴퓨터의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향상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예를 들어 현재 평균 10기가바이트 선인 PC의 저장능력은 2003년 경 약 100배인 테라바이트 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1테라바이트는 세계 최고의 수다쟁이가 평생 한 말을 모두 저장할 수 있을 정도의 용량이다.
따라서 인터넷 경제의 덜미를 잡을 가능성이 가장 큰 기술적 문제는 수요에 부응하는 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분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학자들은 차세대 인터넷이 TV에서부터 냉장고와 세탁기에 이르기까지 수십억개의 장치들을 연결하는 세계적인 고속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시스템이 완성되면 집안의 가전제품들은 고장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알아서 온라인으로 수리를 요청하는 작업까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를 몇 대 더 들여놓고 전선을 몇 개 더 연결하는 것만으로 이렇게 복잡한 세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는 없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장치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네트워크의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명한 컴퓨터 공학자들로 이루어진 대통령 자문단은 정부가 더 많은 돈을 들여 새로운 연구들을 지원함으로써 현대의 네트워크를 재정비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국방과 경제를 지원하고 있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래학자인 피터 슈왈츠는 또한 기업과 정부가 올바른 정책적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새로운 기술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가 순식간에 역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 경제가 “성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어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따라서 교육정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financial/122099outlook―eco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