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제의에 이진수군(가명·18)은 “좋지요, 있는 그대로 보여드릴께요”라고 흔쾌히 응했다. 그리곤 휴대전화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오늘 폭주뛰자.”
낮에는 모기업 인턴사원, 밤에는 A공고 야간과정 1학년에 다니는 학생.
이군은 약속시간인 자정경 서울 영동대교 북단에 125㏄짜리 일제 오토바이를 몰고 나타났다. 친구 4명도 비슷하게 도착했다.
뒷자리에 앉은 연구원들에게 헬멧을 나눠준 이들은 시동을 걸자 마자 속도를 높였다. 50, 60,70…. 미터기가 곧바로 시속 100㎞를 가리켰다.
이군 일행은 폭주족이 많이 모이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로 가면서 오토바이를 왼쪽 오른쪽으로 최대한 눕히는 동작을 되풀이 했다. “교통신호요? 그런 건 신경 안써요.”
손잡이에서 두손을 떼고 달리거나 자동차와 부딪칠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지나치기도 했다. 무면허인데도 달인(達人)의 경지에 오른 듯한 오토바이 운전기술에 스스로 쾌감을 느끼는 듯 했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을 거쳐 대학로까지 가는 데는 10분도 채 안 걸렸다. 다른 곳에서 출발한 폭주족 10여명이 보이자 이들은 자리를 피했다.
“우리는 125㏄짜리 인데 제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