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변화가 있다면 내년 2월경에 일어나겠지만 이때 변곡점이 형성될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증권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정보통신주와 비정보통신주 간의 차별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결정적 요인으로는 물량수급 면에서의 극단적인 비대칭성이 지목되고 있다.
최근 증시의 최대 매도세력은 수익증권 환매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투신권.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투신권은 12월 들어 22일까지 1조93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중 53% 가량인 1조155억원이 제조주 금융주 등 비정보통신주다. 정보통신주와 비정보통신주간의 매물비중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정보통신주의 경우 매수세가 받쳐주고 있는 반면 비정보통신주는 매물을 받아주는 ‘사자 세력’이 없는 데 주목해야 한다.
펀드는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내기 위해, 외국인과 개인은 장세를 타기 위해 정보통신주만을 편식하고 있는 게 최근 양상이다.
특히 11월 이후 매수강도를 높이고 있는 외국인들은 12월 들어 정보통신주들의 편입비중을 늘리고 있다.
외국인은 12월 들어 22일까지 8790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이중 정보통신주는 50% 가량. 종전에 비해 10% 가까이 정보통신주의 비중을 높였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종목별 매매패턴을 보면 외국인들의 의도가 명백해진다.
한국전력의 경우 주가가 보합세를 보인 12월 10일까지는 외국인 순매수세가 일부 있었으나 그 후로는 순매도 일색.
반면 삼성전자는 10월 들면서 매매공방이 치열했으나 10월20일 이후에는 12월15일(10만주),12월7일(4000주)을 제외하고는 순매도를 기록한 적이 없다.
내년 1월까지는 이같은 ‘정보통신주 매수-비정보통신주 매도’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때까지는 지난 6,7월에 대거 설정된 펀드들의 만기가 속속 도래하고 외국인들의 2000년 포토폴리오 구성을 위한 선취매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내년 1월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스폿펀드는 1조7500억원, 뮤추얼펀드는 9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김군호팀장은 “내년 2월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상하고 이로 인해 나스닥이 충격을 받게 된다면 국내증시에서도 정보통신주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원증권 강성모차장은 “내년 2월들어 기업실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좋은 제조 건설 금융주 등 전통우량주가 주목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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