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세기/10대 스캔들]사랑 돈 권력의 '애증 3중주'

  • 입력 1999년 12월 23일 18시 52분


역사에는 부정적 기록이 있기 마련이다. 20세기에도 유명인사들의 염문, 권력자들의 부패와 권력남용 등 세인들의 지탄을 받는 스캔들이 곳곳에서 터졌다. 당사자들은 나름대로 항변할 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유명인이 관련된 스캔들은 어김없이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해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호사가의 호기심을 채우고 있다.

▽연애(섹스)스캔들〓‘왕관과 바꾼 사랑’의 주인공인 영국 윈저공(에드워드8세)과 월리스 심프슨의 사랑얘기가 단연 ‘세기의 스캔들’. 독신이었던 대영제국의 왕이 이혼경력이 있는 미국인 유부녀에게 반해 왕위를 버렸다.

1936년 심프슨은 윈저공을 위해 두번째 남편과 이혼했으며 윈저공은 결혼을 위해 왕위를 포기했다. “사랑하는 여성의 도움없이는 국왕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연설과 함께. 윈저공의 지극한 사랑은 손가락질 받던 스캔들을 ‘세기의 로맨스’로 바꿨다. 20세기 말, 영국 왕실은 또 한번 발칵 뒤집혔다. 94년 찰스왕세자가 결혼전 사귀던 유부녀 카밀라 파커볼스와의 관계를 고백한 데 이어 다이애나왕세자비도 불륜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두 사람은 96년3월 이혼했다. 이혼 후 갑부 도디 파예트와 사랑을 시작한 다이애나는 97년 8월 연인과 함께 교통사고로 비극적 삶을 마쳤다.

미국에서는 역대 대통령중 가장 젊고 인기가 높았던 존 F 케네디와 그를 우상으로 삼아온 빌 클린턴이 불미스러운 스캔들의 주인공이 됐다.

케네디는 ‘관능의 여신’ 마릴린 먼로를 비롯한 많은 여성과 스캔들을 일으켰다. 62년 케네디 생일때 요염한 목소리로 ‘해피버스데이 투유’를 불렀던 먼로는 케네디의 동생 로버트와의 삼각관계설 등 루머를 뿌리다 그해 8월 의문투성이의 죽음을 맞았다.

성희롱, 부동산투기의혹 등 집권 내내 스캔들에 시달린 클린턴은 98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 대담한 사랑을 나눈 섹스스캔들로 ‘대미’를 장식했다. 특별검사의 보고서에 낱낱이 기록된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는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정치 및 부패스캔들〓1972년 6월 17일 워싱턴 워터게이트빌딩 민주당사에 침입한 괴한 5명이 체포됐다. 미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물러나게 된 워터게이트사건의 시작이었다. “나는 모른다”고 잡아떼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정적에 대한 매수와 협박 도청 진실은폐 등이 차례로 밝혀지자 결국 사임했다.

1976년에는 일본의 현직 총리가 검찰에 체포된 ‘록히드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미 군수업체인 록히드가 일본의 정치인 및 고관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미 청문회에서 알려진 뒤 불거졌다.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당시 총리는 5만엔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92년부터 ‘마니폴리테(깨끗한 손)’라는 부정부패 척결수사를 시작했다. 수사결과 94년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총리가 정계에서 은퇴했으며 3명의 장관이 옷을 벗었고 1000여명의 정치인과 고위각료가 체포됐다.

올림픽을 주도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20세기가 저물어가는 99년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위원들의 뇌물수수스캔들이 터져나와 만신창이가 됐다. 결국 105년 IOC 사상 처음으로 6명의 위원이 제명됐다.

▽금융스캔들〓91년 문을 닫은 국제상업신용은행(BCCI)의 파산사건은 금세기 최악의 금융스캔들로 꼽힌다. 자산 200억 달러를 자랑하며 69개국에서 활동해온 BCCI는 90년 대규모 손실을 냈으나 고객들에게 이를 감추고 불법자금거래 회계조작 등의 대규모 부정을 저질렀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져 각국이 영업중지조치를 내리는 바람에 은행은 결국 파산했으며 은행 중역 12명은 94년 사기죄 등의 죄목으로 최고 14년형과 90억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스파이스캔들〓1차대전 당시 마타하리가 요염한 스트립댄스로 뭇 남성을 사로잡으며 스파이 노릇을 해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녀는 연합국의 기밀을 독일측에 넘기다 프랑스군에 체포돼 1917년 총살됐다. 20세기말까지도 그녀가 독일에 정보를 넘긴 증거가 없다는 등 미녀 스파이에 대한 보도가 종종 나오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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