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 iTV가 방영한 ‘99 프로게이머 오픈 한일교류전’을 보고 당혹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앞부분 컴퓨터 게임 관련 방송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난데없이 격투기 경기가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출연자들은 손에 얇은 장갑만 끼었다.
특히 여자선수들의 경우 코피가 나고 얼굴이 피범벅돼 가는 모습을 보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은 대부분 청소년이고 초저녁 시간이었기 때문에 시청자 가운데 학생들이 많았을 것이다. 대형 공중파방송의 틈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해하지만 끔찍한 폭력이 난무하는 장면을 안방에 보내는 데서 파생하는 부작용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