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요스페셜’의 팀장을 맡다가 두 달 전 밀레니엄 특집방송 ‘KOREA 2000’의 주무PD로 ‘차출’당한 오진산 차장PD의 푸념섞인 말이다.
31일 오후4시부터 2000년 1월1일 자정까지 방송되는 온갖 특집방송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관리는 물론, 최근에는 해외 리포트 요원들의 숙소해결을 위해 유럽 각국을 ‘일주’했다.
이처럼 지금 여의도 방송가는 KBS와 MBC가 사운(社運)을 건 밀레니엄 특집방송 경쟁을 하느라 말그대로 북새통이다. KBS는 서울 본사의 PD만 50명(프로그램 당 대개 2∼3명)을 투입했으나 추가 배치를 검토 중이다. MBC는 전세계 87개 방송사가 리얼타임으로 공동중계하는 ‘2000 투데이’에 참여하는 관계로 기술인력만 400여명을 동원한다.
지난해 결혼과 동시에 휴직하고 남편과 함께 미국 시카고로 떠났던 KBS 최은경아나운서는 지난달 선배 A씨로부터 국제전화를 받았다.
“최은경씨 12월31일 뭐해?”
“‘새천년 맞이’ 해야죠.”
“로스앤젤레스에서 할 생각없나?”
“예?”
결국 최씨는 31일 방송될 ‘밀레니엄 특집 9시뉴스’에 휴직자로서는 이례적으로 출연해 로스앤젤레스의 밀레니엄 행사를 전하게 됐다.
‘…투데이’의 진행을 맡게된 MBC 손석희 아나운서는 “개인적으로 영광”이라면서도 “26시간 동안 자리를 어떻게 지킬지…”라며 걱정이다. 3∼4시간 동안 휴지(休止)없이 진행될 동안은 화장실도 못간다. 장비문제도 만만찮아 KBS는 보유한 26대 중계차도 모자라 추가로 4대를 임대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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