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지작사 통합안을 발표했을 때 회의론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작사 통합은 무엇보다도 컴퓨터지휘통신체계(C4I)가 갖추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처럼 두개의 야전군사령부가 나누어 맡고 있는 작전지휘를 한개의 지작사가 수행하려면 병력과 무기 현황을 상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C4I가 필수적이다. 이 C4I가 완비되는데 어느정도 시일이 소요될지를 예측해야 지작사 통합계획의 시간표가 정해질 수 있을 것이다. 국방부가 지작사 창설을 거듭 연기한 것은 군 전산화 속도조차 제대로 재지 못한 것 아닌가 묻고 싶다.
또 지작사 창설계획은 현행 야전군사령부 중심의 작전지휘를 군단중심으로 넘기는 중요한 작전개념의 변경을 담고 있다. 그렇게 하려면 지금까지 장병들을 훈련시켜 온 작전교리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군수보급체계도 군단작전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국방당국은 그렇게 해서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육성하겠다고 했다. 그것은 군조직의 효율화와 예산절감을 함께 얻겠다는 개혁안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얼마나 예산절감을 이룰수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국방개혁안이 주먹구구식이었지 않느냐는 비판이 대두되는 것은 그래서다. 군 내부에서 무리하다는 지적이 일었고 존 틸럴리 전한미연합사령관도 지작사 통합안에 반대의견이었다. 국방개혁의 핵심내용이 이렇다면 다른 과제들도 제대로 선정됐는지, 지금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화생방방호사령부와 항공작전사령부, 국군수송사령부가 새로이 발족됐지만 당초의 취지에 맞게 운용되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들이 어렵게 시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군은 얼마나 성의있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준비가 안된 것을 무리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군살을 빼고 효율화하는 구조조정은 군이라 해서 예외일 수 없다. 군 당국은 개혁 과제를 면밀히 재점검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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