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내 첫 알코올중독 클리닉 이현선원장

  • 입력 1999년 12월 28일 19시 47분


알코올중독은 여러가지 중독 중 가족전체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특히 무서운 병이다.

최근 경기 평촌시에서 개원한 국내 첫 알코올중독전문클리닉 회정의원의 이현선원장(33)은 “현재 우리나라의 알코올중독 환자는 200만명 정도로 추정되며 가족까지 합치면 800만명 정도가 피해자인 셈”이라고 말한다.

―알코올 중독의 판단기준은?

“보통사람은 화가 나서 술을 마시지만 중독자는 술을 마시기 위해 화를 낸다. 그러나 중독자는 술로 인한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내가 문제 아닌가?’하고 자각하는 사람에겐 중독자가 거의 없다.”

―우리사회에선 치료를 받아야할 중독자가 적다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에선 알코올중독자를 비롯 중독에 대해 관대하거나 죄악시해 병으로 여기지 않을 뿐, 알코올중독을 비롯한 중독자는 결코 적지 않다.”

―최근 알코올중독치료제가 개발돼 임상시험 중인데….

“장기적으로 보지 않아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회의적이다. 알코올중독은 기본적으로 약물중독인데 이것을 약물로 고친다는 것은 모순이지 않은가.”

이원장은 의사 약물상담가 가족상담사 전문간호사 등으로 이뤄진 자신의 병원에선 △정신관련 중독성 약물을 쓰지 않는 대신 △가족상담을 중시하며 △자아통찰과 종교적 생활 중시 등으로 병을 고친다고 소개했다. 이 병원은 하루 4시간 토론과 명상시간을 마련해 놓았고 출입문을 잠그지 않아 환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도록 해서 오히려 인내력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0343―384―8512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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