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은 그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선행을 계속해 온 이웃들의 활동을 널리 알려 그런 정신과 활동이 우리 사회에 가득차게 하려는 취지로 시작됐다.
▼'장애아 아빠' 스타로▼
실제 동아일보에 선행자들의 사연이 소개된 뒤 후원 및 격려전화가 본사와 당사자에게 쇄도해 그들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사례가 많았다. 또 시민들에게는 남을 돕는 것이 결코 ‘여유있는 사람들의 사치’가 아니라 ‘이웃으로서의 의무’라는 점을 전파한 것도 큰 소득. 그동안 살맛에 소개된 사람들의 뒷얘기와 시민들의 반응을 종합해봤다.
5월8일자로 보도됐던 ‘장애아들의 총각 아빠’ 강동택씨는 이후 MBC 등 방송3사의 아침프로 등에 출연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감동적인 사연을 접한 독자들의 격려전화가 쇄도해 강씨는 8개월여 동안 1000여통의 전화세례에 시달렸다. 또 한때 후원금이 한달에 수백만원으로 늘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후원자는 갈수록 줄어 ‘작은자리’가족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7월10일자에 ‘주민쉼터 파출소 만든 초보소장’에 소개된 개포4파출소의 김대용(金大鎔)소장과 직원들은 10월21일 경찰의 날에 전직원이 1계급 특진하는 경사를 맞았다.
▼파출소 전직원 특진도▼
당시 살맛에서는 파출소를 포도나무와 등나무 벤치가 있는 주민의 쉼터로 만든 ‘초보 파출소장’ 김소장의 숨은 노력이 소개됐는데 이같은 사실이 경찰상부에까지 널리 알려져 나온 결과.
파출소 전 직원이 1계급 특진을 한 경우는 81년 이래 처음 있는 일. 또 기사가 나간 뒤 전국 경찰에 ‘모범파출소’로 널리 알려져 지난 5개월간 100여 파출소에서 단체견학을 오기도 했다.
김소장은 “‘신창원을 놓친 불명예’를 안고 있던 파출소가 1년여 만에 전국 최고의 ‘모범파출소’로 면모를 일신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7월31일자에 ‘온두라스의 한국인 나이팅게일’로 소개됐던 권혜영씨는 이후 국내에서 3개월간 모금활동을 마친 뒤 온두라스로 돌아갔다. 권씨는 보도 이후 모금활동이 순조로워 목표액을 훨씬 초과 달성해 “온두라스에서의 봉사활동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돌아간 직후 풍토병인 댕기병을 앓기도 했던 권씨는 다시 떨치고 일어나 요즘 윤락녀들의 자립을 돕는 일에 신명을 다하고 있다.
10월9일자에 소개된 자폐아동들을 운동요법을 통해 무료로 치료하는 ‘특수체육교실’을 운영해온 서울대 사범대 체육교육과 김의수(金義洙)교수는 한동안 전화세례에 시달렸다. 당시 “자원봉사자가 없어 더 많은 아이들을 치료할 수 없다”는 김교수의 호소가 나간 뒤 20여명이 자원봉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현재 이들 가운데 체육관련 학과를 졸업하거나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5명이 활동 중이고 10명이 대기 중.
▼자원봉사 자청 잇따라▼
국내에 드문 치료법이어서 자폐아를 자녀로 둔 부모들의 신청도 쇄도했다. 당시 80명가량이 이 교실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 중이었으나 보도 이후 80명 가량이 더 늘어나 그는 보다 많은 학생을 받기 위한 묘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9월12일자 ‘시각장애인들의 대모’ 무지개전화 오화선간사의 사연이 소개된 뒤 독자들의 반응은 강남 커피숍사장에서 자원봉사자로 변신한 오간사의 ‘소설같은 삶의 반전’에 감명받아 많은 독자들이 후원 및 자원봉사 의사를 밝혀왔다.
▼사회봉사 활성화 기여▼
당초 300명선이던 자원봉사자가 400여명으로 늘었고 후원금도 20%정도 늘었다. 또 무지개전화를 알게 된 시각장애인들의 이용률도 예전보다 20∼30%정도 늘어났다.
11월12일자 ‘한국전도사된 프랑스입양청년’으로 소개된 이방 베를로슈의 사연이 알려지자 동아일보사에는 “웹사이트를 프랑스어수업에 활용하겠다”는 불어과 교수 등의 전화가 쇄도했다.
이방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다. 평소 한국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했던 그가 소망을 거의 실현하는 단계에 이른 것. 당시 삼성에 취업원서를 제출한 상태였던 이방은 본보 기사가 긍정적으로 작용해 11월경 삼성측의 연락을 받고 입국, 면접시험을 치른 뒤 프랑스지사 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사회복지협의회 한성우소장은 “‘살맛나는 세상’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이웃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됐다”며 “동아일보가 국민적 사회봉사활동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선대인기자·이완배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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