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획관이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 수사와 관련해 검찰수뇌부와 갈등을 빚다 16일 사표를 낸 지 보름만이다.
그의 고교 5년 선배인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28일 고향으로 내려간 이기획관과 마지막 전화통화를 했다. 이기획관은 ‘사표를 철회하라’는 박검찰총장의 설득에 “조직에 누를 끼친 사람”이라며 용퇴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를 잘 아는 검찰출신의 변호사들은 이기획관이 검찰을 떠나게 된 것에 대해 “검찰이 인재를 잃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를 아낀 검찰선배들은 그가 사표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지만 정기휴가로 처리하면서까지 생각이 바뀌기를 기다려 왔다.
하지만 원칙주의자인 그의 면모를 잘 아는 검찰관계자들은 “이종왕은 한번 뱉은 말을 뒤집는 사람이 아니다”며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걱정해왔다.
그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검찰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검찰수뇌부의 지휘권에 도전하는 듯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검찰의 조직체계상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아무튼 여러 해석들이 분분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찰수뇌부와 수사팀간에, 또 출신지역에 따라 편이 갈리는 듯한 미묘한 상황에 그는 “오로지 증거를 쫓아 왔을 뿐인데…”라며 무척 괴로워했다는 점이다.
그의 사표가 수리됐다는 소식에 많은 후배검사들은 일손을 놓고 검찰의 앞날을 걱정하기도 했다.
한 소장검사는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듯 이종왕선배도 ‘영원한 검찰인’으로 우리 후배들에게 남을 것”이라며 “그는 떠났지만 우리에게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일깨웠다”고 말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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