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스티븐 피어스는 “세계적인 컴퓨터 네트워크 덕분에 개인 신용카드 정보 절취, 컴퓨터를 통한 자금 이동, 비밀 정보 절취 등의 범죄가 쉬워지면서 새로운 유형의 범죄들이 자꾸만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범죄들이 일반 가정에도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고객 중 하나이며 연방 정부기관인 연금 보장공사는 최근 자체의 컴퓨터 보안 시스템이 보안 전문가에 의해 뚫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칫했으면 50만명의 은퇴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전달되는 돈을 몽땅 도난 당할 뻔한 것이다. 돈이 도난 당하지 않았던 것은 컴퓨터 보안 시스템을 뚫은 것이 보안 시스템 테스트의 일부였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이번 시험을 통해 연금 보장공사의 컴퓨터 보안 시스템이 외부의 공격과 내부의 공격에 모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업들이 온라인 영업에 물밀 듯이 몰려들면서 도난과 사기 사건도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전자 상거래는 거짓 거래와 웹사이트 파괴처럼 범인을 잡기 어려운 사이버 범죄의 영역 또한 늘려놓았던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이버 범죄에 노출될까 두려워하는 기업들이 전자우편을 추적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회계 감사원들과 컨설턴트들도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5대 회계 회사들은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화이트칼라 범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형사의 자질을 갖춘 재목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 대학원의 캠퍼스에서는 이런 자질을 갖춘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들로이트 앤드 터치가 지난 18개월간 법률 및 조사 서비스 부서에 새로 고용한 25명 거의 모두가 수사기관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도 전직 연방수사국(FBI) 요원과 인터폴 요원을 고용한 데 이어, 최근에는 법무부의 최고 컴퓨터 수사관이었던 스코프 차니(43)를 영입했다.
에론스트 앤드 영의 셰릴 스파크스는 지난 2년 동안 법률 조사 부문의 업무가 세배로 늘었다면서 “직원 수가 30명에서 100명으로 늘었지만 우리는 지금도 수사기관 근무 경험이나 기타 사건 조사 경험이 있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기마 경찰대에서 26년간 근무하다가 지난해에 들로이트 앤드 터치로 자리를 옮겨 시카고에서 조사 부서를 이끌고 있는 돈 스벤드슨(50)은 “횡령, 중역들의 부정, 돈세탁 등이 한없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벤드슨은 요즘 회계 회사들이 신규로 고용하고 있는 인력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범죄자 체포를 위한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으며, 수십 년에 걸친 직접적인 경험을 갖고 있다. 경찰관으로 일할 때 마니토바에서 특별기동대를 지휘하며 폭동 진압에 나서곤 했던 것에 비하면 스벤드슨의 새 직업은 그렇게 짜릿한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이 직업이 매우 스릴있다고 말한다.
(http://www.nytimes.com/library/financial/personal/122699personal―cybercrim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