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올 한해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최근엔 부산에서 운동에만 전념하며 한해를 되짚어보고 있다.
99년은 ‘극과 극’이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를 비롯해 상복이 넘쳤고 6월 코리아컵 멕시코전에선 A매치 첫골을 넣었다. 선수로 꽃을 피운 한해였다.
그러나 나를 아껴주시던 신윤기감독님이 8월 유명을 달리하신 건 큰 아픔이었다. 자상하게 가르쳐 주셨는데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마음 잡기가 힘들었다.
소속팀이 그룹해체 여파로 시즌 중 매각설이 돌아 어수선한 분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전화위복이 돼 다행이다.
내년은 새천년에 들어서는 만큼 여느 해와는 각오가 다르다. 그러나 내년에 꼭 이것만은 하겠다는 다짐을 말하기가 망설여진다.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경우 팬들이 사랑해준 만큼 실망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굳이 꼽자면 올해 놓친 정규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 싶다. 또 팀의 내년시즌 정상운영이 결정된 만큼 더 열심히 올해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풀고 싶다.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아 세계 선수들과 당당히 기량을 겨뤄 한국축구가 만만치 않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
〈정리〓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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