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는 96년 3월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위해 말레이시아로 날아갔다. 하지만 갑자기 수두를 앓아 한 게임도 못 뛰고 쓸쓸히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고 결국 올림픽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번에 어렵게 올림픽본선에 나가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야 2002년 월드컵도 기대를 걸 수 있으니까요.”
98년 프랑스월드컵에 참가한 그는 당시 한국 선수의 기량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 단지 ‘종이 한장 차이’밖에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다만 이를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큰 차이가 있었다는 것.
“우리는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 채 그라운드에 섰습니다. 자신의 기량 중 70∼80%만 발휘하다 보니 승패는 뻔했지요.”
그래서 그가 내놓는 시드니올림픽의 성공 해법은 자신감 회복이다. 자신있게 한국축구의 장점을 살리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다.
“플레이메이커로서 공격수들이 어떻게 볼을 연결해주면 좋아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골 넣을 욕심은 버리고 어시스트에만 신경쓸 겁니다.”
그러나 그는 현재 몸상태가 좋지 않다. 지난해 왼쪽무릎 연골제거 수술을 받은 뒤 곧장 아시아 최종예선에 참가했기 때문. 왼쪽무릎을 보호하느라 오른쪽 무릎을 지나치게 써 두쪽 다 움직일 때 통증을 느끼고 있다.
고종수는 두달간 올림픽팀과는 떨어져 재활훈련에 주력한다. 소속팀의 재활센터에서 하루 2시간을 무릎근육 강화에 쓸 계획이다.
〈동아일보 체육부 배극인·김호성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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