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매일 우리를 흔들어 놓는다. ‘인터넷은 바로 돈’이라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인터넷 관련 주식이 연속 안타를 치고 있다. 컴퓨터황제 빌 게이츠나 인터넷제국을 그리는 손정의는 차치하고라도 인터넷 벤처기업의 성공 얘기가 신문과 방송에 거르는 날이 없다. 인터넷 사업은 그 분야와 종류가 끝이 없는 것 같다. 사이버부동산사업가나 인터넷 주소(도메인)사냥꾼의 사업도 그 중의 하나다.
도메인은 기업에는 상호이며 간판이다. 국내 한 은행은 점포 옥외 간판에도 인터넷주소를 넣기로 했다. 좋은 도메인은 많은 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도메인 확보 경쟁은 치열하다. 그러나 그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이미 번뜩이는 재치와 빠른 동작으로 ‘떼돈이 될 만한’ 도메인을 선점한 사람이 많은 까닭이다. 어제 인터넷 경매에서는 year2000.com이란 도메인이 무려 1000만달러에 팔린 기록이 세워졌다. business.com이 750만달러에 거래된 게 종전기록이었다. 국내에서도 도메인 하나가 1억원에 거래된 기록이 있다.
도메인은 커다란 분쟁의 요소도 된다. 최근 중국에서 유학온 학생이 한국의 광복절을 의미하는 19450815.com을 선점해 도메인 등록을 하고 경매에 부쳤다고 한다. 이에 대응해 한국의 한 네티즌은 중국 정부수립일을 의미하는 19491001.com 등 3개의 관련 도메인을 한꺼번에 등록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한중일 3개국 네티즌의 신경전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도메인분쟁이 법정으로 간 예도 적지 않고 거금을 들여 도메인을 수천개 등록했다가 팔리지 않아 자살한 사람도 있다. 사이버시대의 새 풍속도다.
윤득헌〈논설위원〉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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