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바닥권' 증권사株 대형사 중심 뜬다

  • 입력 2000년 1월 3일 21시 06분


작년 주식시장 특징중 하나는 주가는 연일 치솟는데 증권사 주가는 줄곧 바닥을 기었다는 점이다.

사이버 증권거래의 확산에 힘입어 하루평균 주식거래대금이 6조원을 넘어서면서 증권사들은 영업 면에서는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 연말주가는 연초보다 떨어졌으며 증권사들의 주가수익율(PER)은 7배 미만으로 시장평균PER 14.3배에 훨씬 못 미쳤다.

현대증권은 3일 “사이버거래의 확산에 따른 ‘수수료율 인하→수익감소’ 효과보다 ‘시장확대→수익증가’ 효과가 크다”며 삼성 LG 대신증권 등 대형증권사 주식을 매수추천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적정PER는 8.93배이며 2000사업년도 적정주가는 △삼성증권 4만8400원 △현대증권 3만5600원 △LG증권 3만100원 등이다.

◆인건비등 크게 줄어

▽박리‘다매’〓‘박리(薄利)’보다는 ‘다매(多賣)’의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이는 98년4월∼ 99년3월에 외국증권사를 포함한 전체증권업계의 수탁수수료가 2조5300억원이었으나 사이버거래가 본격화한 작년 4월부터 11월말까지 26개 국내증권사의 수탁수수료만도 4조9900억원에 달한 데서 잘 알 수있다.

사이버거래는 비용을 줄여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사이버거래 확산은 증권사 일반 관리비의 60%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크게 줄인다. 이에 따라 사이버거래의 수수료율은 지점위탁거래 수수료율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수익(수입―비용)은 지점위탁거래의 2분의 1∼3분의 1 수준에 육박한다는 것.

◆수수료율 인하는 한계

▽대형증권사가 뜬다〓미래에셋투자증권 E트레이드증권중개 등 사이버거래에 주력하는 증권사가 기존 대형증권사가 경쟁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증권 조병문 애널리스트는 “국내 수수료율 수준이 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증권사 경쟁양상이 수수료율 인하경쟁에서 다양한 서비스 제공 등 비가격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들 신종 증권사가 기존증권사의 수익성을 잠식할 여지는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리서치, 정보제공, 재무관련 종합서비스 등의 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기 때문에 사이버거래가 본격화할수록 대형증권사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대우사태에 따른 손실이 증권사 수익성에 이미 충분히 반영됐지만 대우사태의 완전한 해결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에 따라 증권사 주가에 추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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