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용병 잘못쓰면 '毒'…리드 포니 골치덩이로

  • 입력 2000년 1월 13일 19시 56분


새 천년 국내 프로농구가 용병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0월 버나드 블런트(당시 LG 세이커스)가 팀을 무단이탈한 지 3개월 만에 SBS 스타스의 클리프 리드와 데이먼드 포니가 중도 퇴출당해 팀간 전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BS는 11일 포니와 리드를 한꺼번에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

포니는 지난해 12월28일 SK 나이츠전에서 허리통증을 핑계로 후반전에 출전하지 않았고 1일 삼성 썬더스전에는 유니폼도 입지 않은 채 경기장에 나타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리드는 지난해 12월14일 창원에서 열린 LG세이커스전에서 줄곧 불성실한 플레이를 펼쳤고 합숙소를 멋대로 이탈하는 등 팀분위기를 해쳤다는 것이다.

올시즌 블록슛 1위(평균 3.1개)를 달리고 있던 포니는 득점 4위(평균 24.1점), 덩크슛 7위(평균 0.7개) 등 공격 전부문에서 맹활약했고 리바운드에서도 15위(평균 7.90개)에 오른 대형 센터.

원년멤버로 4년째 한국에서 뛰고 있는 리드 역시 부상 직전까지만 해도 덩크슛 5위(평균 0.8개)를 비롯해 득점 20위(평균 16.9점), 어시스트 16위(평균 3.5개)로 팀공헌도가 절대적이었다.어쨌든 이들 용병 2명이 빠진 공백은 예상보다 컸다.

SBS는 11일 꼴찌 신세기 빅스와의 부천 원정경기에서 시종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98-106으로 무릎을 꿇으며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신세기와는 불과 1게임차.

SBS는 포니와 리드가 빠져나간 골밑을 대체 용병인 단신의 퀸시 브루어(1m92)에게 맡겼으나 역부족이었고 토종 센터 표필상 역시 힘과 높이에서 밀렸다.

한편 지난 시즌 득점왕 블런트의 공백을 이기지 못하고 9위로 추락한 LG 세이커스도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마일로 브룩스가 지난달 훈련 중 이충희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반항하다 주먹다짐 일보직전까지 가는 추태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농구연맹(KBL)은 내년 시즌부터 외국인선수의 출전시간과 보유인원을 조정하고 급여수준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는 등 경기운영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선수의 출전기회를 확대해 팀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용병 의존도를 줄이고 그동안 획일적으로 지급돼온 용병 급여를 차별화함으로써 성실한 플레이로 재계약을 하는 외국인선수를 우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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