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일선 구청들이 최근 불친절과 부정부패를 몰아내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 관심을 끌고 있다.
▽청백리 명함제〓“내 얼굴 밑에 ‘청백리(淸白吏)’가 되겠다고 써놓고 딴 마음을 먹기는 힘들죠.”
서울 동작구청은 직원들의 명함을 ‘청백리 명함’으로 바꾸고 있다. 이 명함 앞면에는 얼굴사진 이름 직함과 함께 ‘깨끗하고 친절한 청백리 자세를 정립해 나가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뒷면에는 ‘불친절 부조리 사례를 신고해 달라’며 신고 전화번호를 써놓았다.
우선 위생 환경 건축 세무 등 각종 인허가 관련 공무원 408명의 명함을 지난해 10월 새롭게 만든 뒤 뇌물수수 등 부패와 관련된 불미한 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민원인들의 불친절, 불편사항 접수건수도 예전의 30% 수준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 중 모든 직원이 이 명함을 사용토록 할 예정.
한 직원은 “처음엔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느냐’는 불만도 없지 않았다”며 “하지만 실제로 단속을 나가 청백리 명함을 먼저 내밀고 나면 더 이상 ‘잡념’이 생기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친절의 문〓구로구는 14일 구청 현관 입구에 ‘친절의 문’을 설치했다. 모든 직원이 출퇴근 때 ‘친절의 문’이라는 현판 아래를 통과하며 공복으로서의 자세를 가다듬으라는 취지.
구청측은 또 친절서비스 전문가 6명으로 친절봉사추진반을 구성했다. 매주 월요일은 절대 화를 내지 않는 날로 정했다.
▽오늘의 다짐〓송파구는 ‘오늘의 다짐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직원들처럼 업무시작 전에 민원담당 직원들이 모두 모여 “오늘 하루 민원인을 내 가족처럼 대하고 친절히 모시겠습니다”고 다짐한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